[대선 D-8]朴-文측 노골적 상대진영 인사 빼오기 경쟁에… 민주화 양축 상도-동교동계도 이합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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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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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朴지지 고민은 사실… 지지자들에 이끌려 산에 갔다”


한국 민주화 운동의 양대 산맥이었던 김영삼(YS) 전 대통령 가신그룹인 상도동계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가 대선을 목전에 두고 이합집산을 계속하고 있다. 팽팽한 초박빙 판세를 깨기 위한 여야의 적극적인 ‘상대 진영 인사 빼오기’ 경쟁과도 연결돼 있다.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등 상도동계 일부 인사들은 10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만나 지지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YS 비서 출신인 문정수 전 부산시장과 최기선 전 인천시장, 심완구 전 울산시장, YS 직계인 박희부 전 의원 등이 함께했다. 김정수 전 보건사회부 장관은 행사에는 불참했지만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주군인 YS가 박 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상도동계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이다.

김 상임의장은 “역사가 결코 거꾸로 되돌아가선 안 된다는 믿음에서 번민과 고민 끝에 새누리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김 상임의장은 이명박 정권 탄생에 기여한 ‘6인 원로회의’ 멤버였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통합특별보좌관을 지냈다.

박 후보와 김 상임의장 간에는 악연이 있다. 한나라당은 2006년 4월 지방선거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가 있다며 김 상임의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이 사건으로 그의 부인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정치적 위기에 몰렸는데, 당시 당 대표로서 검찰 고발을 최종 결정한 사람이 박 후보였다.

거꾸로 박 후보 측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인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이윤수 안동선 김경재 전 의원 등은 동교동계나 옛 민주계 인사들이다. 최근 한화갑 전 대표가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김옥두 전 의원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동교동계 분열상이 드러나기도 했다. 범동교동계 이훈평 전 의원은 “상도동계와 동교동계가 상대 진영 후보를 지지하는 걸 보니 무슨 ‘코트 체인지’ 하는 것 같다”고 촌평했다.

박 후보 측과 문 후보 측은 정운찬 고건 이수성 전 국무총리 등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새 정치’와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편 이날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무소속 박주선 의원(광주 동·3선)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를 2, 3일 전 만난 뒤 지지 여부를 고민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오전 1시경 내 지지자들한테 이끌려와 박 후보 지지를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경재 전 의원이 TV에서 거론한 (나의) 새누리당 입당, 박 후보 지지 기자회견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박 의원이 박 후보 반대파에게 납치돼 감금됐다는 말이 돌았지만 박 의원 측은 “지지자들과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용한 장소를 찾아 전남의 한 산에 갔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4·11총선 당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모바일투표 선거인단 모집 부정 사건에 휘말려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대선#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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