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0]朴-文 캠프 맞수 열전 ② 전략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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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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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권영세 종합상황실장… 4월총선 승리 견인 이어 ‘프레임 전쟁’ 진두지휘 ▼


“선거를 혼자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달라.”

9월 말 사실상 ‘백수’로 지내던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사진)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전화 한 통을 받고 ‘운명’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권 실장은 4월 총선 당시 사무총장을 맡아 공천과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153석의 압승을 이뤄냈지만 정작 자신은 낙선했다. 권 실장은 28일 기자와 만나 “원외였기 때문에 대선에 전념할 수 있어 실장 직을 맡긴 것 아니겠나. 총선과 대선에 모든 것을 바치라는 운명 같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원래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유럽 특사 동행 이후 가까워졌다. 8월 당내 경선 기간 중 5·16군사정변 논란이 발생했을 때는 박 후보에게 “다시는 이 나라에 본인과 같은 불운한 군인이 없도록 하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역사(轉役辭)를 전해주기도 했다.

그는 오전 8시 회의부터 오후 9시 마지막 회의까지 하루 10여 차례의 회의를 챙긴다. 마지막 전체 회의를 마치고 후보를 비롯한 각 본부에 회의 결과를 전달하고 나면 새벽 1시쯤 된다.

권 실장은 매일매일 발생하는 상황뿐 아니라 주 단위, 월 단위의 선거 전략을 짠다.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토론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대응 TV토론 전략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박 후보의 투트랙 전략인 경제위기 극복 리더십과 여성 대통령론을 뒷받침하는 각종 논리 개발도 그가 맡고 있는 상황실의 몫이다. 야권과의 프레임 설정 경쟁도 상황실의 주요 업무다. 그는 “총선 때는 혼자 짐을 짊어져서 외로웠는데 지금은 동료들과 함께하니 한결 편하다”며 웃었다.

박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가는 데 대해 권 실장은 “대선 승리의 절실함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진다면 대선을 망칠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남은 기간 위험요소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민주 윤호중 전략기획실장…단일화 국면서 1인5역 ‘V전략’ 차별화 수싸움 ▼


“민주통합당에서 문재인 대선후보 다음으로 바쁜 사람은 윤호중 전략기획실장(사진)이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이 한창이던 이달 중순 당내에선 이런 얘기가 돌았다. 당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인 그는 지난달 21일 친노(친노무현) 직계 9인방의 사퇴로 정태호 전 대통령정무비서관이 맡고 있던 전략기획실장을 겸직하게 됐다. 단일화 국면에선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협상팀과 단일화 룰 협상팀에 이중으로 발탁됐고 12·19 재·보궐선거 공천심사위원장까지 맡았다. ‘1인 5역’을 한 셈이다.

대선을 앞둔 중차대한 시점에 그에게 막중한 임무가 거듭 맡겨지자 문 후보가 그를 신임하는 배경에 주목하는 사람도 많다. 당 관계자는 28일 “윤 실장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를 성사시킨 주역이고 당의 전략과 기획 요직을 두루 거친 전략통이란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1988년 평민당 기획조정실 기획위원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뒤 당직자로 오래 활동해 당무에 정통하다.

전략기획실은 수시로 회의가 열린다. 팀장급 회의, 본부장급 회의 등 하루에 열리는 회의만 10차례가 넘는다. 윤 실장은 외부 일정이 많지만 중요한 회의는 직접 챙긴다. 회의 결과는 곧바로 정리돼 문 후보와 캠프 핵심 관계자들에게 전달된다.

전략기획실은 단일화 국면에선 단일화 협상전략을 지원했고, 단일화 이후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맞설 본선 전략을 짜고 있다. 지역별 득표 상황을 예상하고 지역 맞춤형 전략을 내놓는 것도 전략기획실의 몫이다. 이를 윤 실장이 모두 관장한다.

윤 실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 구도를 ‘과거 세력과 미래 세력의 대결’로 잡아 실패한 정권의 연장이냐, 새 정치와 민생을 앞세우는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냐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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