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혁신모임 첫 회의 통합진보당 유시민 조준호 심상정 전 공동대표와 노회찬 의원(왼쪽부터)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정치혁신모임’ 첫 회의에 참석해 신당 창당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통합진보당 신당권파가 7일 새 진보정당을 창당하기 위한 첫 공식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신당 창당이 쉽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의 정당사(史)를 보면 분당과 신당 창당에서 걸림돌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신당권파가 탈당할 경우 비례대표 의원 3석(박원석 서기호 정진후)을 잃게 된다는 점이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때도 새천년민주당 내 신당파 비례대표 의원 7명의 거취가 관심사였다. 신당창당준비위에 참여했으면서도 민주당 탈당은 미룬 이들을 두고 ‘박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창당 직후인 2004년 4월 총선이 치러지면서 논란은 사라졌다.
통진당의 경우 불과 4개월 전 총선을 치른 상황이어서 이런 자연스러운 해결 방안은 찾기 어렵다.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당 해산 후 신당 창당’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비례대표 의원 3명을 제명해 신당에 합류시키는 방안도 모색되지만 ‘꼼수’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들이 통진당에 남되 정치적 행동은 신당과 함께 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신당 창당에 뜻을 모은 의원 6명 중 비례대표 3명이 합류하지 못할 경우 올해 18억 원 넘는 대통령선거 보조금도 날리게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3석의 통진당은 28억 원, 6석의 신당은 19억 원의 대선 보조금을 받지만 3석의 신당에 지급되는 돈은 약 2000만 원에 불과하다. 5석 이상 정당에는 국고보조금의 5%가 주어지지만, 5석 미만 정당은 의원 수를 계산해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이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신당권파는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당권파는 이날 ‘진보정치혁신모임’ 첫 회의를 열고 민주노총 등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기로 했다. 강기갑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9월 안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당 창당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 현대증권 노조 당원 218명은 이날 탈당계를 내고 신당 합류 의사를 밝혔다. 반면 구당권파 측 이혜선 유선희 최고위원은 “진보정치 혁신모임은 분열적 해당행위를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