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마이웨이’… 경선 룰 안 정해져도 내주 출마 선언

朴, 비박 3인 ‘후보 원탁회의’ 제안 사실상 거부
오픈프라이머리 반대 확고… 룰 양보 없을 듯
경선캠프 인선 속도… 좌장 홍사덕-공보 최경환

새누리 의총서 활짝 웃는 박근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 도중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이 의원들의 발언 내용을 들으면서 웃고 있다. 오른쪽은 박상은 의원.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음 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비박(비박근혜) 진영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선후보 ‘경선 룰’과 관련해선 당 지도부가 빨리 논란을 정리해 주기를 바라지만 더이상 룰 논란에 발목을 잡혀 대선 도전 스케줄을 계속 미룰 수는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 ‘대선 스케줄 더는 미룰 수 없다’ 판단

비박 주자 3인(김문수 이재오 정몽준)은 이날 모든 당내 대선 후보가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제안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가 경선 룰 협상에 대해 아무런 해결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후보 간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대타협을 이루자”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의원총회에 앞서 원탁회의 제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 지도부에서 의견을 두루 들으시는 것 같다. 저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선 룰은 당 지도부가 해결할 문제이지 후보끼리 만나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한 것.

박 전 위원장은 경선 룰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심과 민심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포기할 수 없는 데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면 야권의 전략에 말려들 수밖에 없어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안 된다는 실리적 판단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친박 진영은 현행 경선 룰의 틀 내에서 선거인단을 확대하고 순회경선을 도입하는 방안은 검토해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 다음 주 출마 목표로 준비 착수

박 전 위원장 측은 다음 주 출마 선언을 하고 캠프를 출범시키는 것을 목표로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캠프 출범 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연락드리겠다”며 출범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박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이 출마 날짜를 못 박아 준비를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박 전 위원장도 다음 주 출마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실무진에선 26일을 ‘D데이’로 잡는 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후보등록 일정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출마를 선언하며 당에 예비후보등록을 할 가능성도 있다.

박 전 위원장 측이 출마 준비에 돌입한 데는 6월 초부터 계속된 경선 룰 논란이 이른 시일 내에 정리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박 전 위원장 측 인사는 “경선 룰 논란이 깔끔하게 정리되면 가장 좋겠지만 해결될 때까지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대선의 본질은 게임의 승리가 아니라 더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비전과 공약을 내놓고 국민의 지지를 얻는 것이다. 더 늦추면 국민도 짜증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선언문에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라는 비전을 실천할 구체적인 정책들이 일부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한 참모는 “박 전 위원장이 다른 주자들보다 앞서는 점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국정운영 능력”이라며 “야당 후보가 정해지기 전에 정책 공약은 물론이고 일정, 메시지 등에서 먼저 치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경선 캠프 실무진 인선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는 홍사덕 전 의원이 좌장, 최경환 의원이 공보 총괄, 권영세 전 의원이 전략기획, 유정복 의원이 직능, 홍문종 의원이 조직을 담당하는 큰 틀 속에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 [채널A 영상] 이재오 ‘여성 리더십 시기상조’ 발언에 박근혜 반응은?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