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영환 씨와 함께 구금된 강신삼 씨 부인 “中, 남편 죄목 밝히든지… 아니면 어서 풀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영환 씨와 함께 중국에 강제 구금된 강신삼 씨의 부인 김보연 씨(오른쪽)가 12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운파출소 앞에서 남편의 석방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읽고 있다. 김 씨는 이날 자필 청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김영환 씨와 함께 중국에 강제 구금된 강신삼 씨의 부인 김보연 씨(오른쪽)가 12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운파출소 앞에서 남편의 석방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읽고 있다. 김 씨는 이날 자필 청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제 남편이 정말 죄를 지었다면 공개하고, 죄가 없다면 어서 가족이 기다리는 고국으로 돌려 보내주세요.”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 등과 함께 중국에 77일째 강제 구금돼 있는 강신삼 씨(42)의 부인 김보연 씨(39)는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무슨 일로 붙잡혔는지, 언제쯤 풀려날 수 있을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 답답하다”며 “내가 아는 남편은 평생 죄 지은 적 없이 성실하게 살아왔고 남에게 해를 입힌 적도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강 씨는 3월 29일 김영환 유재길(44) 이상용 씨(32) 등과 함께 중국 국가안전부(한국의 국가정보원 격) 산하 랴오닝(遼寧) 성 국가안전청에 국가안전위해죄로 체포됐다.

전북 전주시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김 씨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구금 소식에 생업도 접고 서울로 올라와 석방대책위원회에서 가족 대표로 뛰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남편과 3인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자필 청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김 씨는 청원서에 “김영환 씨는 위암 수술을 해 음식 섭취 관리가 필요하고 치과 임플란트 치료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라며 “이들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 위협이나 고문은 없었는지 가족들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청원서를 내고 나온 그는 “남편이 평소 북한민주화네트워크에서 일하며 중국을 자주 오가는 것은 알았지만 일과 관련해 잘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고 또 걱정한 적도 없었다”며 “그런 그가 구금될 정도로 중국에 위험한 일을 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에 계신 시아버지가 간암 말기로 거동이 힘든 상태”라며 “충격 받을까 봐 아들이 중국에 갇혀 있다는 말은 차마 꺼내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11일 남편을 면담한 영사로부터 남편이 건강에는 이상이 없고 가족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며 “날씨가 더워져 여름 속옷과 옷을 보내 달라고 하니 오늘 국제 우편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어디서 뭘 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중국으로 가야 할지 고민된다”고 호소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중국이 영사 접견을 허용한 점으로 미뤄볼 때 조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8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앞으로 4명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황 대표는 ‘기소 전 구금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후 주석의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를 요청한다’는 취지의 서한을 주한 중국대사관을 통해 중국 측에 전달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영환#강신삼#북한인권운동가#중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