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표에 “사퇴 요구 말아야”… “上王이라도 되나” 당내 비판
‘낙동강 부진’ 이어 겹악재
4·11총선 직전인 지난 주말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한명숙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용민 씨(서울 노원갑 후보)에게 사퇴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를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김 씨의 과거 노인·여성 비하 발언 등 막말이 선거 막판 쟁점으로 부상했지만 오히려 김 씨를 감싼 것이다.
결국 한 대표는 주요 언론매체가 쉬는 토요일(7일) 한밤중에 측근을 통해 “김 씨의 과거 발언은 분명 잘못으로 사과드린다. 김 씨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받겠다’고 한다”며 이도 저도 아닌 입장을 내놓게 됐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당내에선 이 일을 두고 ‘문 고문이 무슨 상왕(上王)이라도 되나’란 비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문 고문은 김 씨의 막말 파문에도 그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선거 이틀 전인 9일 방송된 ‘나꼼수’에 민주당 박지원 최고위원,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 등과 함께 출연했다. 노 대변인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야하라”고 하자 문 고문은 “개전의 정이 없다”고 맞장구쳤다. 또 “국회의원 해보고 싶어서 출마한 게 아니다”라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가 박 최고위원이 “출마 선언을 환영한다”고 하자 “에이 무슨…. 몰아가”라고 했다.
같은 날엔 부산대 앞에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IN 기자 등 나꼼수 멤버들과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수도권에서 재당선된 한 의원은 “낙동강 벨트의 부진한 성적표는 문 고문이 막말 주역들과 지원유세를 함께한 탓도 있을 것”이라며 “수도권 후보들끼리 ‘문 고문이 이상하다’ ‘대선 후보감은 아닌 것 같다’는 얘기를 나누곤 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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