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뭉치는데… 汎보수 연대는 험난

  • 동아일보

동상이몽 선거구 확정… 정개특위 공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주성영 의원(왼쪽)과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만나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동상이몽 선거구 확정… 정개특위 공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주성영 의원(왼쪽)과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만나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4·11총선을 앞두고 중도·보수 성향의 새누리당, 자유선진당, 국민생각이 협력 가능성을 찾고 있다. 그러나 야권의 선거연합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에 비해 범보수 선거연대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생각 박세일 대표는 23일 창당 인사차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방문했다. 2005년 당시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던 박 대표가 박 위원장(당시 당 대표)의 행정중심도시(세종시) 추진에 반발해 당을 떠난 지 7년 만의 공식적인 만남이었다.

20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보수연대 필요성을 제기했던 박 위원장은 이날도 몇 차례나 협력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이 “국민과 국익을 위해 같이 협력해나갔으면 좋겠다” “같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하자 박 대표도 “그럼요”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또 박 위원장이 야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주장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박 대표는 “입장을 확실히 하신 것 잘했다. 적극적으로 같은 뜻”이라고 공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박 대표는 면담을 마친 후 ‘새누리당과 협조적 관계로 가는 걸로 보면 되겠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렇게 보면 안 된다. 비슷한 정책도 있겠지만 다른 부분도 많다”며 선을 그었다. 면담에 앞서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21c한중교류협회·한중정책포럼 주최 조찬강연에서 “새누리당은 스스로 보수의 외연을 점차 축소시키면서 이제는 사당화(私黨化) 단계로 가고 있다”고 박 위원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또 “새누리당에 실망한 다수의 합리적 보수들은 이번 총선에서 아예 투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의 이런 발언을 볼 때 이번 총선에서 양당의 협력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충청권 중심의 협력 논의도 이날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새누리당 충남도당 위원장인 김호연 의원은 총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중앙당에서 (양당의) 합당 수준을 얘기하고 있다. 실무적으로도 공천 지역까지 논의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선진당 문정림 대변인은 즉각 “전혀 사실이 아니다. 언론에 흘리는 이러한 악성 루머는 선진당 죽이기의 공작정치”라고 반발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박 위원장은 주변에 “너무 앞서 나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박 위원장은 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의 측근인 임영호 의원을 만났고,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선진당 심대평 대표도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논의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 양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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