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대부’ 추모 左右가 하나로… 사흘간 3만6000명 조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 김근태 고문 빈소 표정

빈소 벽면 가득 채운 추모 글 1일 오전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조문객이 써놓은 추모 글이 한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빈소 벽면 가득 채운 추모 글 1일 오전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조문객이 써놓은 추모 글이 한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해 12월 30일 타계한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빈소에는 2011년의 마지막 날이었던 31일과 새해 첫날인 1일에도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일에는 공동장례위원장인 함세웅 신부의 미사 집전과 함께 입관식이 열렸다.

김 고문, 고 조영래 변호사와 함께 ‘서울대 학생운동 삼총사’로 불렸던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1일까지 사흘 내내 빈소를 지켰다. 지난해 12월 31일 낮 12시 10분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빈소를 찾아 영정 앞에서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박 위원장은 “참 깨끗하신 분이었다”며 “나라를 위해 하실 일이 많은데 세상을 떠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31일부터 1일까지 김형오 전 국회의장,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여권 인사들이 대거 조문을 다녀갔다. 손 고문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전현직 의원 100여 명이 빈소를 지켰다.

빈소 한쪽 벽면은 정치권 인사와 시민들이 김 고문에게 남기는 글을 적어 붙여 놓은 메모지 1000여 장으로 가득 찼다. ‘민주주의자 김근태 장례위원회’는 30일 하루 동안에만 2만여 명이 다녀가는 등 1일 오후 11시 현재까지 총 3만6000여 명이 빈소를 찾았다고 밝혔다.

김 고문과 악연(고문 수사)이 있는 경찰 내부에서도 추모 분위기가 있었다. 김 고문이 과거 고문을 당했던 서울 용산구 남영동 옛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내 취조실 문 앞에 인권보호센터에서 근무 중인 한 경찰관이 김 고문을 추모하기 위한 조화(사진)를 갖다놓기도 했다. 경찰청 미래발전과 이준형 경위는 경찰 내부망 등에 인권보호센터에 김 고문의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하는 글을 올려 경찰 상당수가 찬성 의사를 보였다.

한나라당 이준석 비상대책위원도 김 고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지는 않았지만 1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 고문이 고문을 당했던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이 있는) 남영동 일대의 사진과 함께 “이렇게 가까운데 한마디도 못해서 죄송해요. 나중에 받아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