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천출위인”… 北, 김정은에 김일성급 존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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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앞에 ‘존경하는’ 수식어평양 외국인들은 탈출 경쟁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공식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시신을 공개했다. 후계자 김정은은 측근들을 대동하고 나타나 공식 조의를 표했다.

조선중앙TV는 20일 오후 3시부터 평양 금수산기념궁전 유리관 속에 안치된 김 위원장의 시신 모습을 방영했다. 17일 오전 8시 30분에 사망한 지 78시간 30분 만이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는 93시간 40분 만에 시신을 공개했다. 인민복 차림에 붉은 천을 가슴까지 덮은 김 위원장의 시신은 김 주석 시신 모습과 유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후계자 김정은이 이날 장례위원들을 대동하고 김 위원장 영전에 공식 조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참배는 김 위원장 사후 김정은의 첫 단독 공개 활동으로 후계자로서 사실상의 ‘유훈통치’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배에는 국가장의위원 명단에 오른 당과 군, 정부의 고위 간부가 대거 동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참석자들이 탁월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받들고 일심단결로 굳은 맹세를 다졌다”고 전했다.

또 북한 매체들은 일제히 김정은 이름 앞에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김 위원장 생전에는 김정은에 대한 수식어로 ‘존경하는’이 나오지 않았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게만 사용했던 ‘천출(天出)위인’ ‘불세출의 선군영장’ 같은 찬양도 쏟아냈다. 김정은 중심의 새로운 영도체계를 확립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 거주 외국인 사이에 동요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정부 당국자는 “평양에 있는 외국인 가운데 탈출을 원하는 사람이 늘어 비행기표 확보 경쟁이 붙었다”며 “20일 오전 평양을 떠나 서울로 올 예정이던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대표단이 2시간 이상 비행기를 못 탄 것도 같은 배경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사이버테러 같은 비(非)군사적 도발을 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19일 오후 2시 정보작전 방호태세인 인포콘(INFOCON)을 기존 5단계에서 4단계로 한 단계 격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군사 도발 개연성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해킹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의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합참의장이 발령하는 인포콘은 5(평시 준비태세), 4(증가된 군사경계), 3(향상된 준비태세), 2(강화된 준비태세), 1(최상의 준비태세) 등 5단계로 구분된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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