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부산서 총선 출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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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승리위해 열심히 할 것”… 이번주 공식 선언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내년 총선에서 부산지역에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문 이사장은 18일 서울 금천구청에서 개최된 ‘노무현재단 송년한마당’ 콘서트에서 “(부산·경남 승리를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 어떻게 열심히 할 것인지는 이번 주에 확실히 밝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이에 대해 “이제 통합이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정리해서 발표하겠다는 뜻”이라며 “사실상 부산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전했다. 문 이사장 주변에선 총선을 통해 ‘정치적 검증’을 받은 다음에 ‘더 큰 꿈(대선)’을 꿀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문 이사장은 그동안 민주통합당 내에서 부산·경남(PK) 지역에 출마해 달라는 강한 요청을 받아왔다. ‘한나라당 텃밭’인 PK 지역에서 새 바람을 일으킬 필승 카드로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문 이사장은 민주통합당 전체의 총선 지원을 위해 비례대표로 나서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PK가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쏟아야 할 지역’이라는 판단에 따라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지역으로는 연제구와 동구, 영도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연제구에는 문 이사장의 변호사 사무실이 있고, 동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88년 처음 금배지를 단 곳이다. 영도구에는 그의 본가가 있다. 문 이사장 측은 “다음 주에 출마 지역을 정해 밝힐 것인지, 시도당에 지역구 선택을 맡길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출마 선언 장소는 부산시청 등 여러 곳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보는 ‘문재인식 정치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름대로 ‘정권교체를 위한 헌신’이란 명분 아래 내년 총선, 대선까지 한발 한발 내디디고 있어서다. 그는 올 초 “내년에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과제에 공감하고, 할 수 있는 만큼 힘을 보태려 한다. 여당과 일대일 대결구도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나는 정치를 직업으로 할 경우의 어려움을 이겨낼 자신감과 배짱, 결기가 없다”고 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겠지만 ‘자리’에 대한 욕심은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4·27 재·보궐선거 이후 그는 발언에 점진적인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문 이사장은 7월 29일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서 “내년 정권교체가 너무나 절박한 과제다.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1월 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지역과 주변분들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제 야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문 이사장이 부산 총선에 뛰어들 경우 얼마나 파괴력이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PK 출마를 저울질 중인 야권 인사들의 결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면서 민주통합당의 인재 확보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 이사장은 자신이 총력 지원했던 10·26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에서 한 차례 패배를 맛보기도 했다. ‘MB 정부 대 참여정부’의 구도를 뛰어넘어 내년 총선에서 어떤 정치력을 보여주느냐가 그의 과제로 떠올랐다. 그가 내년 총선에서 어떤 성적표를 거두느냐는 향후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는 물론이고 여야 대선 구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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