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탈당 도미노…분열 신호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3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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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근 이어 김성식 탈당 표명..권영진 등 쇄신파 고민
`박근혜 비대위' 삐걱..정국요동속 여권發 정계개편 주목

한나라당의 대표적 쇄신파인 정태근(성북갑)ㆍ 김성식(관악갑) 의원이 13일 탈당 내지 조건부 탈당을 전격 선언하면서 정국에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초선인 두 사람의 탈당을 계기로 `탈당 도미노'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여권이 본격적인 분열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쇄신국면에서 이들 두 의원과 같이 행동을 해 온 권영진(노원을) 의원도 탈당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이들을 제외한 서울지역 K의원 등 다른 의원들도 탈당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의 분열 또는 분당은 출범을 앞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큰 충격을 주는 것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더 나아가 여권의 권력지형 및 총ㆍ대선 정국에 메가톤급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여권발(發) 정계개편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대(大)중도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등 보수진영의 내부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태다.

정 의원의 탈당과 김 의원의 조건부 탈당 선언은 `재창당을 통한 신당 창당' 요구가 이날 의원총회에서 친박(친박근혜)계의 집단 거부에 부딪혀 사실상 무산된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당을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짓지 않으면 이반된 민심을 잡지 못하고 총ㆍ대선도 희망이 없다며 재창당을 요구했으나 친박에선 재창당은 또 다른 분열을 초래할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 이상 이런 낡은 구조를 온존시키는데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탈당을 결심했다"면서 "오늘로써 한나라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낡은 보수와 정말 무책임한 진보가 정파적 이해만 갖고 대립하는 현 정치가 간절히 바뀌기를 바라고 있는데 정치가 이에 응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절망했다"면서 "오늘의 비대위 논의과정을 보면서 한나라당이 거듭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의총에서 "지금 국민의 명령은 한나라당을 근본적으로 혁명하라고 하는 것인데 지금 당이 주저주저하고 있다"면서 "전국위에서 신당 창당 수준의 재창당을 하는 쪽으로 당헌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나는 허허벌판으로 나가 이 낡은 정치판과 부딪히는 정치의병이 되겠다"며 조건부 탈당의사를 밝혔다.

친박이 재창당에 반대하는 상황인데다 전국위의장 역시 친박계가 맡고 있어 전국위를 통해 재창당이 확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다.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재창당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나 혼자 당에 남아서 무슨 희망이 있겠느냐"면서 "(탈당은) 시간이 문제 아니겠느냐. 그래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두언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의총에서 다시 한 번 재창당에 대한 총의를 모아 당의 입장으로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재창당이 안될 경우 `이대로 같이 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꽤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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