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中企 이익공유 대신 성과공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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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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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前대표, 포터 하버드대 교수와 간담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운데)가 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식집에서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경영학과 교수(왼쪽)와 만나 식사 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운데)가 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식집에서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경영학과 교수(왼쪽)와 만나 식사 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자본주의는 연필과 같다. 내용을 기록하는 수단인 것이다. 어떤 가치를 넣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에 도움도 줄 수 있고 역행도 할 수 있다. 자본주의라는 수단을 비판할 게 아니라 어떠한 가치를 넣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5일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만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현재 자본주의의 모습과 우리나라 경제 구조의 문제들에 대해 2시간 20분 동안 대화를 했다.

포터 교수는 6일 동아일보와 채널A 공동 주최로 열리는 ‘2011 동아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날 간담회는 포터 교수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포터 교수는 현대경영전략의 창시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2000년대 들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동체의 사회, 경제적 발전을 동시에 이루는 내용의 기업 공유가치 창출(CSV) 개념을 제시해 왔다.

포터 교수가 “미국에서는 가진 자가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하자, 박 전 대표는 “한국에서도 빈부 격차는 물론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가 나타나면서 중소기업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포터 교수는 “한국의 이익공유제는 지나간 모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협력해서 품질을 향상시켜 윈윈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그게) 이익공유제가 아니라 ‘성과공유제’를 해야 하는 이유다. 중소기업의 손해를 보전해주는 게 아니라 함께 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터 교수가 “한국의 대기업이 커지는 현상은 정부가 규제를 만들기 때문이다. 규제를 만들면 대기업은 규제를 넘지만 중소기업은 넘지 못한다”고 지적하자, 박 전 대표는 “규제를 너무 허물면 대기업이 독식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중소기업의 보호를 위해 또다시 규제를 만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자본주의에 담을 가치관은 어릴 때부터 형성되어야 하며 이웃과 인류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가치관 형성을 교육의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고용 없는 성장, 일자리가 이슈”라며 “젊은이들이 오히려 세계화를 반대하는 현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는 올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합당 실무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 5일자 A1·6면 박근혜, 前 희망연대 대표 서청원 만나…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은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수대통합은 한나라당이 가야할 길로 대상이 되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며 “올 연말부터 희망연대와 본격적인 접촉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희망연대의 한 관계자도 “박 전 대표의 뜻이 합당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합당 의결을 했기 때문에 총선을 별도로 치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얼마 전 한나라당 당직자와 만난 자리에서 다른 조건은 없고 희망연대 당직자들이 한나라당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합당 시기에 대해서는 보수대통합의 기조하에 융통성 있게 진행할 예정이다.

김 사무총장은 “가능한 한 희망연대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추진하는 신당 및 다양한 인사를 포함한 대보수통합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며 “상황을 보고 통합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연대 관계자도 “한나라당의 쇄신 논의, 야당의 통합논의 등을 보면서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때 합당할 수 있도록 한나라당과 협의하겠다”며 “야권통합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보수 정당들도 통합해 총선에서 일대일 구도로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자유선진당도 보수대통합 기치 아래 함께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총선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총선 전에는 무리하게 통합 및 연대를 추진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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