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에 이란원유 수입 중단 요청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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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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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혼 대북제재 조정관 “추가제재에 동참 기대”
이란 “韓, 큰시장 잃을것”

로버트 아인혼 미국 이란·북한제재조정관이 5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 미대사관공보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정부의 대이란 제재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로버트 아인혼 미국 이란·북한제재조정관이 5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 미대사관공보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정부의 대이란 제재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미국 정부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적 추가 제재에 한국도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주한 이란대사관은 “이란 제재에 동참할 경우 한국은 이란의 큰 시장으로부터 배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한 중인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이란·북한제재조정관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 세계 모든 동맹국이 이란에 추가적인 제재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며 “한국도 우리와 함께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이란은 꾸준히 우라늄 농축을 진행해 지금 (농축도가) 거의 20% 수준에 도달했다”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우라늄 농축도가 18%를 넘어서면 무기급 생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분류한다. 그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타임라인(시간표)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며 “외교적 해법을 제시하고자 하지만 그것으로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다른 해법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해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지난달 22일 이란을 ‘자금세탁 우려국가’로 지정하는 등 추가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추가 제재의 방향과 관련해 “이란산 석유화학 제품을 구매하는 전 세계 국가에 다른 수입처를 찾아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 정부에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아인혼 조정관은 “이란이 석유 수출로 얻는 수익이 줄어들기를 원하지만 현재 석유시장이 긴축상태이고 추가 생산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안다”며 “언젠가 한국이 이란 원유 수입을 줄이고 다른 국가로 수입처를 돌릴 수 있겠지만 지금은 한국의 에너지 안보에 간섭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이란에서 수입한 나프타와 액화석유가스(LPG) 등 석유화학 제품(원유 제외)은 553만4000배럴로 3억9988만2000달러 상당이며 전체 석유화학 제품 수입 비중의 2%를 차지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하면서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한 이란대사관은 “한국이 석유화학 제품 금수조치에 동참한다면 한국 업체에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양국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조치를 취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산 제품의 이란 수출에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국산 제품의 이란 수출 규모는 36억6400만 달러에 이른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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