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평양 일반 전화번호 통째로 바꿔… 北 9월 예고없이 변경 대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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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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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무역회사들 항의 빗발… 재스민바람 확산 차단 노린듯

인공기가 걸려있는 평양 중심가 모습. 동아일보 DB
인공기가 걸려있는 평양 중심가 모습. 동아일보 DB
북한 당국이 최근 평양시내 일반 전화번호를 사전예고 없이 변경해 큰 혼란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내부 단속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최근 북한이 북-중 변경지역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휴대전화 전파 차단장치를 곳곳에 설치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은 “9월에 평양시내 일반 전화번호가 모두 변경돼 평양 시민들과 정부기관, 회사들이 서로 바뀐 전화번호를 확인하느라 대소동이 벌어졌고 그 후유증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사전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화번호부를 배포해 바뀐 전화번호를 알리는데 전화번호부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현재 평양 통신센터의 교환대에는 전화번호 문의가 쇄도하지만 알 수 없다는 응답이 대부분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평양에 있는 외국계 회사들과 중국 등지의 대북 무역회사들은 평양의 거래처와 전화연락이 끊어져 북한 당국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의 일반 전화는 해외 전화가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구분돼 있다”면서 “외국 무역회사들이 반발해 이후 이들의 전화번호만은 다시 복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수년마다 한 번씩 이런 식으로 내부 단속 차원에서 전화번호를 변경해 왔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번 변경은 북한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막고 중동·아프리카의 민주화 도미노 바람이 북한 내부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예방 차원으로 해석된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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