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7일 ‘원샷 통합全大’ 가능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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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야권통합 내홍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2월 17일 야권의 모든 세력이 참여하는 통합 전당대회(원샷 경선)를 열고 통합 신당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통합의 파트너들은 물론이고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속출하고 있어 손 대표의 승부수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 야권통합에 승부수 던진 손학규


손 대표는 13일 통합 대상이 최대한 참여하는 연석회의 출범을 목표로 제(諸) 세력과 접촉할 생각이다. 그는 7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9일 ‘혁신과 통합’ 공동대표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잇따라 만났다.

손 대표는 통합이 ‘지분 나누기’ 같은 구태로 비치지 않으려면 단일 대표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또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하면 통합정당의 리더십이 공고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내년 총선 과정에서 세력 간 마찰이 빚어질 소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경선 룰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통합후보 경선 방식을 차용할 가능성이 높다. 당시엔 여론조사 30%, 추첨으로 선출된 배심원단의 ‘후보들 간 TV토론 후 여론조사’ 30%, 현장투표 40%로 치러졌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서울시장 후보 통합경선 때처럼 흥행을 성공시키기 위해 바깥 인사들의 진입 장벽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당 안팎에서 불거진 리더십 비판을 ‘야권통합’을 내세워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손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최선을 다하되 통합 전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12월 17일은 민주당 단독 전대만 치러진다”고 했다.

○ 경고 메시지 보낸 광주, 전남 의원들


민주당 광주, 전남 의원 17명(전체 19명)은 10일 최인기 의원 주재로 오찬 회동을 갖고 “당헌 당규에 기초한 당의 공식 수임기구를 구성해 당의 진로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12월 17일 통합전대를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면서도 “통합전대의 절차와 과정, 방법에 대해 의원총회 등 당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통합의 절차와 방법, 과정은 민주당 중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얼핏 보면 손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 같지만 당헌 당규에는 ‘통합 수임기구는 전대를 통해서만 구성할 수 있다’고 돼 있어 단독 전대를 열어 당의 진로를 결정할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최 의원은 브리핑에서 “통합전대가 잘 안 되면 민주당 전대만으로 가야 한다”며 “전대 준비 기간이 20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역산하면 11월 27일까지는 전대의 절차, 방법이 확정돼야 한다”고 시한을 못박았다. 손 대표는 최 의원의 보고를 듣고 “다음 주초 의총을 열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재선인 강창일 의원은 “당내에서 야권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그러나 손 대표가 당의 진로를 혼자 결정해 ‘나를 따르라’고만 하는 바람에 말로는 통합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또 다른 분열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내에선 손 대표를 보면서 ‘한나라당이 보낸 트로이의 목마가 아니냐’는 말까지 있다”고 전했다.

○ 통합 파트너들은 “글쎄…”


친노(친노무현) 인사와 시민사회 인사로 구성된 ‘혁신과 통합’은 대통합 논의를 위한 연석회의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원샷 경선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문 이사장도 전날 손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 염원을 충족시키는 (경선) 방법으로 가야 한다”고만 했다. 핵심 관계자는 “통합전대 방식은 연석회의에서 논의할 사항”이라며 “그러나 제 세력이 통합정당에 참여한다는 원칙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탈당파, 국민참여당은 여전히 3자 간 ‘진보정당 소통합’ 논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혁신과 통합’은 11일 민노당 지도부를 만나 야권 대통합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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