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회삿돈 2650억 빼돌린 혐의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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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투자 위해 SK그룹 계열사 5곳서… 檢, 10여곳 압수수색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48)이 개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선물투자에 사용하기 위해 지주회사인 ‘SK C&C’ 등 그룹 계열사 5곳에서 회삿돈 2650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최 부회장은 빼돌린 회삿돈 전액을 SK해운 고문을 지낸 무속인 김원홍 씨(해외 체류)에게 건네 선물투자를 하면서 증여세 포탈에 연루된 혐의까지 받고 있다.

검찰은 최 부회장의 형인 최태원 회장이 이번 범행에 관여한 정황은 아직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최 회장의 연루 정황을 끝내 밝혀내지 못할 경우 ‘부실 수사’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중희)는 선물투자를 가장한 최 부회장의 횡령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 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8시경까지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사옥 등에 대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SK그룹 계열사는 △본사 사옥에 입주한 SK홀딩스 SK가스 ‘SK E&S’ △서울 중구 을지로 사옥의 SK텔레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사옥에 입주한 ‘SK C&C’ 등이다. SK 계열사 외에도 최 부회장의 선물투자를 맡은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등 압수수색 장소는 모두 10여 곳에 이른다.

이번 사건 주임검사인 조상준 특수1부 부부장 등과 수사관 100여 명이 투입된 이날 압수수색에서 검찰은 최 부회장이 5개 계열사 자금을 빼돌린 경위와 구체적인 방식을 확인하기 위해 회계장부와 금융거래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한동영)도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 이희완 씨가 SK그룹 계열사 세무조사 무마·편의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이날 SK텔레콤 본사와 서울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씨가 2006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1과장으로 재직하면서 SK에너지와 SK텔레콤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거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006년 퇴직 이후 2011년 6월까지 SK네트웍스 전직 임원 김모 씨로부터 31억 원의 뇌물과 알선 대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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