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던 한명숙 ‘당권 도전’ 걸음 재촉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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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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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내달 全大출마 굳혀”… 박지원 독주체제 변화 예고

31일 무죄를 선고받은 한명숙 전 총리(왼쪽에서 세 번째)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축하 꽃다발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한 전 총리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31일 무죄를 선고받은 한명숙 전 총리(왼쪽에서 세 번째)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축하 꽃다발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한 전 총리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31일 무죄 선고를 받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는 당장 12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할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총리는 무죄를 선고받고 나서 “통합과 승리를 위해 국민 곁으로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 측 한 인사는 “1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준비한다는 얘기가 포함된 것”이라고 했고, 한 전 총리와 자주 접촉해온 정세균 최고위원도 “한 전 총리는 곧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당내 친노(친노무현)그룹은 그간 한 전 총리에게 전대 출마를 적극 권유해 왔다. 한 전 총리가 새 대표가 되면 ‘혁신과 통합’ 등 당 바깥 친노 세력과의 통합 논의가 수월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판결을 앞둔 한 전 총리가 9월 1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의 혁신, 야권과 시민사회의 통합, 그리고 2012년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을 때도 그가 서울시장 선거는 여론조사에서 앞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양보하되 총선, 대선까지 당을 이끌고 갈 대표직에 도전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많았다. 한 핵심 당직자는 “한 전 총리는 일반 시민들이 뽑는 서울시장과 당의 대의원이 선출하는 당 대표는 다르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민주당 전대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전 총리가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면 박지원 의원의 독주체제로 흐르던 전대의 흐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손학규 대표 측 한 인사는 “한 전 총리는 내년 총선, 대선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라며 제휴 가능성을 열어놨다. 당내에선 한 전 총리와 박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전대가 열린우리당계와 옛 민주계의 대결 구도로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 총리는 무죄 선고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2년은 참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다”는 글을 띄웠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진실이 거짓을, 정의가 정치 검찰을 이겼다”고 했고, 친노계인 백원우 의원은 “이명박 정권과 정치 검찰이 유죄를 받았다”고 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수사 책임자들을 직권남용죄로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노무현재단 측이 전했다. 노무현재단은 성명을 내고 “이명박 대통령은 추악한 공작수사를 지휘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즉각 해임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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