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바싹 다가앉은 北-美… 美 “유익한 프레젠테이션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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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서 2차 고위급대화

북한과 미국은 24일 제2차 북-미 회담 첫날 북핵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사전조치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 속에 접점을 모색했다.

양측 대표단은 스위스 제네바의 미국대표부에서 열린 첫 만남에서 6자회담 사전조치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협상을 벌였다. 탐색전 수준으로 거의 모든 것을 대화 테이블에 올렸던 7월 미국 뉴욕에서의 1차 대화 때보다 훨씬 실무적인 분위기 속에서 핵심 사안을 집중적으로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양측의 의견차를 좁히는 데는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표단의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는 이날 오전 대화를 마친 뒤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오전에 양측이 각자의 입장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유익한 프레젠테이션이었다”고 밝혔다. ‘유익했다’는 평가를 달기는 했지만 이날 대화가 각자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25일까지 이틀간의 대화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나 대량살상무기(WMD) 실험 중단 등 일부 사전조치 요구만 받아들이고 핵심 이슈인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하자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미국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로서 UEP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기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 대표단은 24일 오전과 오후 대화를 마친 뒤 곧바로 북한대표부로 이동했다가 회담장으로 돌아오는 동선을 반복했다. 평양에 곧바로 북-미 대화의 내용을 보고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날 저녁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최한 만찬에서도 논의를 이어갔다. 북-미 대표단이 이례적으로 같은 켐핀스키호텔에 묵고 있는 만큼 실무진 간의 비공식 접촉을 통해 의견 조율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제네바=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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