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차관 청문회’… 박영준 ‘특정기업 특혜의혹’ 관련 국감 출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7일 03시 00분


野의원 추궁에 “사실 아니다” 조목조목 반박

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는 ‘박영준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야당 의원들은 ‘왕(王)차관’이라고 불렸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상대로 C&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권 취득, KMDC의 미얀마 가스전 개발권 획득 과정에 개입해 특혜를 줬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에게서 접대를 받았는지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정권 말이 돼서야 드디어 증인으로 모셨다. 권력 무상에 대한 소감은 어떠냐”고 꼬집었다. 박 전 차관은 “국회가 의결한 사안에 대해 다른 말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켜갔다. 우 의원은 이어 “미얀마의 장차관에게 이영수 KMDC 회장(한나라당 전 청년위원장)에 대해 부탁을 한 것은 대한민국 차관이 보증을 서준 것이다. 자중하라”고 추궁했다. 이에 박 전 차관은 “말씀이 지나친 것 같다. 미얀마를 방문할 때 공개 모집한 6, 7개 기업과 함께 갔고, 같이 간 기업들을 공평하게 소개했다”고 맞섰다.

민주당 신건 의원은 “총리실 (국무차장) 재직 때 과장급 간부들을 방에서 만날 때마다 ‘공무원이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돈을 벌겠냐’며 C&K 주식을 사라고 권유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다만 그는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한 것에 대해서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차관은 SLS 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2009년 일본 출장 당시 술값을 계산한 사람이 누구냐’는 우 의원의 질문에 굳은 얼굴로 “답변하지 않겠다. 나는 에너지자원 관련 증인으로 나왔다”며 입을 다물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일제히 “국회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 전 차관이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한 사안인 만큼 답변을 거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결국 허태열 정무위원장 중재로 박 전 차관이 “말투가 거칠었던 것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마무리됐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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