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대선 포기할때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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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前대통령 구미생가 방문후 사실상 출마 공식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4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북 구미시 생가를 찾았다. 구미시에 있는 금오공대 초청 특강에 앞서 잠시 들르는 형식이었지만 정치적 의미가 특별했다.

김 지사가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경북지역 대학에서 특강을 한 것도 처음이다. 그의 고향이 경북 영천시임에도 정작 TK(대구·경북)에서 그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그만큼 이번 방문은 박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산업화 세력과 화해를 시도하는 동시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정치적 아성인 TK에 구애의 손을 내미는 성격이 짙다고 할 수 있다.

김 지사는 생가에 도착한 뒤 방명록에 ‘박정희 대통령, 대한민국 산업혁명을 성공시킨 탁월한 지도력!’이라고 적었다. 이어 기자들을 만나 “산업화 당시 많은 사람이 수출 위주의 중공업 육성 정책은 실패한다며 반대했다. 40년이 지난 지금 누가 옳았는지 증명됐다. 박 전 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이 있었기에 보릿고개를 넘어 산업혁명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탁월한 지도력’이란 표현을 4차례나 사용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너무 늦게 찾았다며 “나는 지각생”이라고도 했다.

이날 방문의 의미에 대해 김 지사는 스스로 “박 전 대통령과 화해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살아있을 때 나는 늘 반대편에 섰다. 정치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부정했지만 이분이 없었다면 지금 대한민국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에 대해선 “나는 7·4전당대회에 (대선주자들이) 모두 나와서 일대 신풍(新風)을 일으키자고 제안했지만 박 전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각을 세웠다. 자신의 대선 도전에 대해 그는 “지금은 포기할 때가 아니다. 대선에 나가려면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것 아니냐. 당내 경선과 대선 상황이 1년 6개월이나 남았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전후해 당내 경선에 뛰어들 뜻이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또 김 지사는 “집권당은 책임이다. 말의 무게가 있어야 하고 실천 가능한 말을 해야 한다. 집권이란 (곧) 내가 핸들을 쥐고 있는 것이다”라며 한나라당 지도부의 ‘반값 등록금’ 등 설익은 화두 던지기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대구를 찾았다. 8월 27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대구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였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무조건 퍼주기식 복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정치권이 흔들린다면 내년 총선에서 안전한 무풍지대는 없다”고 강조했다.

구미=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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