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1978년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를 묻었다고 폭로한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사진)는 13일 “미국 당국은 한국에서의 고엽제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며 “미군 조사 결과 만약 캠프 캐럴에서 고엽제 드럼통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이 조사를 믿을 수 없으며 미국은 여전히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하우스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캠프 캐럴에 에이전트 오렌지가 파묻혀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나의 진술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한국을 방문해 조사에 협조할 용의가 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기 때문에 이제 한국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캠프 캐럴에서 아직 고엽제 드럼통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미국이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군은 그들이 하는 모든 것에 대해 상세한 기록을 남긴다. 미국이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미국이 1978∼1979년 한국에 고엽제가 있었다는 당신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당시 한국에 미군 고엽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보상과 직결된 문제여서 미국은 계속 부인하고 있다. 미국은 고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책임져야 한다.”
―미군 당국의 조사에서 무엇을 얘기했나.
“그들은 우리가 캠프 캐럴에 묻은 물질이 무엇이고 어떻게 매립했는지 물었다. 그리고 매립량은 얼마나 되는지, 또 어디서 가져왔는지를 조사했다.”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미국 정부가 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 내가 한 부분에 대해서도 사죄한다. 한국민이 진실을 파헤치는 데 나의 증언이 도움이 됐기를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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