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그래도 기사는 못드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일 09시 51분


코멘트

기자들과 깜짝 `호프미팅'서 입담 과시..언론과 스킨십 강화국내 정치현안에 `침묵모드'로 일관

이명박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국내 정치 현안에는 침묵하면서도 언론과의 스킨십은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1일(이하 현지시각) 두 번째 방문국인 포르투갈의 첫 일정인 동포간담회를 마친 뒤 밤 10시가 넘어 동행 언론인 24명과 깜짝 '호프 미팅'을 가졌다.

그는 항공기 고장으로 이동에 고생을 겪어 잠을 잘 못잤다는 한 기자의 하소연에 "그러면 정신이 맑지 못하잖아요. 오보나는 것 아니에요"라고 조크를 던진 뒤, "기사를 주지 않으니 오보도 못 쓴다"는 기자들의 '하소연'에도 "그래도 제가 기사는 못 드려요"라고 재빨리 받아 넘겼다.

한나라당의 4·2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박근혜 역할론'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외국을 순방하는 기간에는 국내 정치현안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재치있게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생일을 맞은 한 기자를 위해 생일축하 노래도 함께 불렀다.

박 전 대표가 출입기자 생일을 축하한 것은 2007년 대선 경선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10여분간의 '호프 타임'을 마치고 자리를 뜨면서 "이런 자리가 한 번 더 있을 거예요"라고 먼저 언급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특사 순방 기간 매일 언론과 접촉하다시피 하고 있다. 출국 당일인 지난달 28일에는 비행기 기내를 돌아다니며 동행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었다.

네덜란드 방문 첫날인 29일 한국전 참전비 헌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안 질문에 간단한 입장을 피력한 박 전 대표는 이틀째인 30일에는 주 네덜란드 대사관저에서 기자들과 20여분간을 함께 거닐며 베아트릭스 여왕 예방에 얽힌 이야기와 헤이그 이준 열시 기념관 방문 당시 소회 등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이런 박 전 대표의 '적극적인 제스처'를 놓고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대권 행보 준비를 앞두고 언론과의 친밀한 관계 구축에 예전보다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리스본 시내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와 만찬에서 "지난 50년간 한-포르투갈 관계 발전이 포르투갈에서 살아오신 교민들 덕분에 이뤄진 것이고, 앞으로 50년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도 여러분께 달려있다"고 치하하고, "현지에 진출한 기업인들 여러분이 뿌린 씨앗은 작았지만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앞으로 창대하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