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MB개혁 전도사’의 수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7일 17시 00분


코멘트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이 16일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장 청장은 이른바 '함바집 비리'에 연루돼 수사를 받아왔지요. 건설현장의 식당 운영권과 관련된 브로커한테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였습니다 .
장 청장은 자신과 관련한 의혹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건 진실여부를 떠나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부인한 셈입니다.
하지만 장 청장은 고등학교 동창한테 1300만원 어치의 상품권을 맡겨놓은 바 있습니다. 그 중 일부가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에게 받은 것으로 동아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장 청장의 혐의는 '함바집 비리'에서 끝나지 않게 됩니다. 대우건설은 작년 4월에 국방부가 발주한 특전사 이전사업 공사를 따낸 곳입니다. 그때 장 청장은 국방부 차관으로 국방개혁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8월에 방위사업청장으로 옮겼지요. 상품권 뇌물은 청장시절에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방위사업청은 율곡비리 같은 군납비리를 없애자는 개혁 차원에서 2006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장 청장은 경제관료 출신이지만 국방예산을 개혁하라는 소임을 안고 국방차관을 맡았었죠. 대통령의 신임이 그만큼 두터워서 '실세 차관'으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여전한 방위사업청의 비리를 완전근절하라는 특별한 소임을 받아서 책임자가 됐습니다. 바로 그런 사람이 건설현장 식당 브로커의 뇌물을 받은 걸로도 모자라 건설회사에서도 뇌물을 받았다니, 그것도 4000억 규모의 엄청난 군 시설 공사와 관련된 것일 수 있다니 참담한 일입니다.
물론 수사는 철저히 진행돼야 합니다. 장 청장의 수뢰혐의가 사실인지 낱낱이 밝혀지기 바랍니다. 또 이 때문에 이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이 흔들려서도 안 될 것입니다.
오늘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와 관련된 회의를 처음 주재하면서 "특히 사회 취약계층에 대해 공정한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차라리 '공정한 사회'라는 말이 더 이상 정부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