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안상수 아들 부정입학’ 거짓폭로 파문 2라운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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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소스는 청와대” 靑에 스파이? vs 靑 “박지원, 거짓말 말라” 朴 모략정치?

‘청와대에 딥스로트(극비 제보자)가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차남의 서울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다가 꼬리를 내린 민주당이 19일 관련 의혹을 알게 된 ‘소스’로 청와대 관계자를 지목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던 이석현 의원의 제보 출처와 관련해 “청와대에 근무하는 분의 발언 내용이 녹취돼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전날 “‘최고 권력기관’에 근무하는 간부가 우리 당 관계자에게 전해준 것”이라고 한 말을 한층 구체화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제보자의 구체적 신분에 대해선 “우리로서는 철저하게 보호하려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답변을 피했다.

다만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청와대의 상당한 직급 있는 관계자가 알려준 것으로 그간 그분이 당에 종종 제보했고 제보 내용도 워낙 정확해 당이 실수했다”고 말했다.

사실이 아닌 의혹을 제기한 것은 잘못이지만 그간 여러 차례 정보 거래를 해 오면서 신뢰를 쌓아온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제보를 받았기 때문에 부정입학 의혹의 신빙성이 높다고 봤다는 것이다.

복수의 당 관계자는 “해당 제보원은 행정관급 이상”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대여 공세거리’를 청와대에서 건네받았다고 주장한 것은 처음으로 진위 여부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청와대에 민주당의 ‘스파이’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으로,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상황에서 최고 권력기관에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혹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낙마 과정에서 안 대표와의 관계가 냉랭해진 청와대 일각에서 민주당을 통해 우회적으로 안 대표에게 치명상을 입히려 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도 없지 않다.

청와대는 발끈했다. 잘못된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다가 궁지에 몰린 박 원내대표가 슬쩍 청와대를 끌어들여 상황을 반전시키려 얄팍한 꼼수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김희정 대변인은 “모략의 대가인 박 원내대표의 ‘야바위 정치’를 아직도 믿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 밖에도 “박 원내대표는 툭 치면 거짓말이 나오는 사람이다” “당의 수준의 의심된다” 등의 비난 발언이 쏟아졌다.

청와대 제보설은 민주당이 녹취 자료와 인적 사항을 내놓지 않는 한 사실관계 확인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날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부정입학 의혹 건과 관련해 민주당 측 인사와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를 조사한 공직기강비서관실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제보자는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통화기록 조사 여부에 대해 “그런다고 확인이 되느냐. 민주당이 당당하다면 녹취록을 포함한 증거를 제시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선 행정관급이라는 얘기도 나온다”는 물음에 “상당한 직급 있는 간부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어이없어했다.

안 대표 차남의 부정입학 의혹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이미 제기됐으며 일부 정보지에도 유사한 내용이 돌았던 사안이다.

사설 정보를 자주 접하는 사람들은 이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기 전에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서울대 관계자들도 시중에 그런 소문이 돌고 있다는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박 원내대표는 자신의 주장이 허위로 드러날 경우 엄중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청와대가 막말정치를 하고 있다”고 재반박하면서도 제보자의 실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삼갔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민주당, 안상수 대표에 `부정입학 의혹` 사과
▲2011년 1월14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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