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부대에 빨리 복귀하려 앞장서 달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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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현장 다녀온 故서정우 하사 큰아버지 눈시울

“이 녀석이 남들보다 빨리 부대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가장 앞서 달리다가 사고를 당했더라고요.”

26일 오후 고 서정우 하사(21)가 사고를 당한 연평도 현장을 직접 찾은 서 하사의 큰아버지 서봉일 씨는 다녀와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후 서 씨를 비롯해 서 하사의 아버지와 형은 오후 4시 군 헬리콥터를 이용해 연평도를 직접 찾았다. 당초 고 문광욱 일병(19) 가족을 비롯한 두 유가족은 장례 절차를 모두 마친 뒤 필요하면 현장을 찾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3시경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서 하사의 시신 일부가 담긴 상자를 건네받은 뒤 서 하사 유가족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 하사는 사망 당시 오른쪽 다리와 왼쪽 발목이 절단된 상태였다.

이날 연평도 해병부대는 가족들에게 서 하사가 사망한 지점 및 서 하사와 함께 있던 동료 2명이 몸을 피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방공호를 보여줬다. 당시 서 하사 등 병사 세 명은 휴가를 나가던 중 갑작스러운 북한의 포격에 뛰어서 부대로 복귀하고 있었다. 1차 포격이 이어진 뒤에도 세 병사 모두 방공호로 피하지 않고 300m 떨어진 부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앞서 달리던 서 하사의 발 바로 앞에 포가 떨어져 폭발했다. 사방으로 튀는 파편에 서 하사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뒤에 있던 두 동료는 부상을 당한 채 가까스로 방공호로 들어갔다. 서 씨는 “정우가 방공호를 지나치지만 않았더라도, 조금만 천천히 달렸더라도 이렇게 떠나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서 씨의 가족들은 현장에서 아직 채 발견하지 못한 서 하사의 시신 일부도 찾아냈다. 서 하사의 작은아버지 서평일 씨는 “형님들이 직접 정우의 시신 일부를 찾아서 울면서 들고 왔다”며 “군에서도 내일까지 계속 수색 작업을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시신이 완전히 복원되지 않아 입관식을 미뤘던 서 하사 가족들은 이날 저녁 절차대로 입관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성남=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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