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언 前美국방-한승주 고대 명예교수 공동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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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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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천안함 폭침 책임 인정않는데… 코언 “6자회담 재개 논의 일러”

한승주 고려대 명예교수와 윌리엄 코언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와 공동인터뷰를 갖고 한반도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승주 고려대 명예교수와 윌리엄 코언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와 공동인터뷰를 갖고 한반도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윌리엄 코언 전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한승주 고려대 명예교수가 8일 동아일보와 공동인터뷰를 갖고 북한 핵 문제와 이란 제재, 북한 정세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1997∼2001년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코언 전 장관은 통일부와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이 주관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코리아 글로벌 포럼’(9, 10일)에 참석하기 위해 7일 방한했다. 이번 포럼의 의장을 맡은 한 교수는 1993∼1994년 외무부 장관으로 북핵 문제를 다뤘다.

―한국의 이란 제재가 미국의 압력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코언 전 장관=그렇지 않다. 한국의 이란 제재는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이 중요한지, 아니면 장기적인 안보의 확보가 중요한지의 문제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지금의 현상(이란의 핵 개발)을 수용할 수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핵 확산을 그대로 두느냐, 아니면 이를 막느냐이다. 이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경제는 모든 나라에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 제재를 하는 것은 더 위험한 상황이 오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이 이란과 교역을 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지만 이란 제재는 국제사회가 함께 북한의 핵 확산을 막는 것과 똑같은 논리로 봐야 한다.

▽한 교수=한국 정부가 원칙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란 제재가 미국의 압력으로 이뤄진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한국의 제재는 국제사회의 핵 확산 방지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6자회담이 북한 비핵화의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보나.

▽한=6자회담은 관련 당사국들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또 북-미 양자회담의 결과를 승인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결정적인 메커니즘은 될 수 없다. 북한이 6자회담을 북-미 대화의 하부구조로 활용하려 하는 문제점도 있다.

▽코언=북한이 테이블을 걷어차고 나간 뒤 호전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했는데, 과거의 행동을 해결하지 않고 지금 6자회담에 되돌아가는 것은 나쁜 행동을 보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이 천안함 폭침사건과 같은 무력도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6자회담 재개를 논의하는 것이 이르다고 본다.

―6자회담의 유용성이 없다고 보는가.

▽코언=5자는 매우 유용하다고 할 수 있지만 북한은 아니다. 북한은 핵문제를 논의하면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으면 이를 걷어차고 나갔다. 그러고는 양보를 기대했다. 한 걸음 진전하고 두 걸음 후퇴한 셈이다.

―최근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어떻게 보나.

▽한=중국은 이미 여러 방식으로 북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중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중국의 변화상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이 변화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실질적으로 보여줬다.

▽코언=파리를 방문한 시골 농부가 어떤 생각으로 고향에 돌아가겠나. 중국에서 본 것이나 인터넷으로 접한 것들로 인해 김 위원장도 경제개발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문제는 북한 주민들이 그런 것을 못 봤다는 것이다. 변화를 위한 북한 주민들의 운동이 일어난다면 김 위원장도 이를 거스르지 못할 것이다.

―북한에 급변사태가 오면 미중이 협력할 수 있을까.

▽한=중국은 북한 문제가 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치 않고, 미국과의 관계가 북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원치 않는다.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중국은 공개적으로 말하기를 꺼리지만 다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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