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 만든 ‘인사검증 파일’ …정권만 바뀌면 금고 속으로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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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상태서 시작 악순환… “인수인계 원칙 세워야”
일러스트레이션 서장원 기자 yankeey@donga.com
《 8·8개각에 따른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의 허점이 다시 드러나면서 청와대가 ‘인사파일’을 얼마나 축적했는지, 축적한 파일을 어떻게 관리하며 정권 이양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 백지(白紙)에서 시작한 인사자료 축적

청와대는 2008년 부실한 인사검증 논란이 빚어지자 “노무현 정부가 넘겨준 인사파일이 전혀 없어 백지상태에서 작업 중”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무현 정부가 인사 검증파일을 몽땅 국가기록원 산하 대통령기록관에 넘기는 바람에 인사파일에 대한 접근 자체가 차단됐다는 하소연이었다.

그 후 2년 반, 이명박 정부는 국가정보원 경찰 검찰 국세청 그리고 행정안전부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DB)에 분산된 자료를 확보해 가며 인사파일을 확충해왔다. 여기에는 후보자 본인에게 검증동의서를 받아 확보한 1인당 28종의 공식 서류가 포함돼 있다. 현재 확보된 인사파일 분량에 대해 청와대 측은 1일 공개불가 원칙을 밝혔다.

청와대는 축적한 자료를 모두 전산화하지는 않았다. 토지 상가건물 등 부동산 현장사진과 졸업장 복사본 등은 종이자료 형태로 보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만에 하나 해킹을 당하면 수많은 이의 검증자료가 유출되는 참사가 발생한다”며 “사진자료 등은 서류철에 묶어서 보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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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정권에 파일을 넘겨줄 것인가

대통령인사비서관실(추천) 및 공직기강비서관실(검증)은 2013년 초 이 대통령 퇴임 시점이 되면 그동안 쌓아놓은 방대한 검증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어느 범위까지 이양할지를 놓고 내부 논의를 시작했다.

일부 참모는 “일부 검증자료는 (설령 한나라당이 재집권하더라도) 다음 정부에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가령 “공직 후보자 A 씨가 부동산투기 대상지역인 ‘버블세븐’ 지역에서 부동산 매매가 너무 잦았다”는 평가나 “○○장관직 후보자 가운데 B 씨보다는 C 씨가 상대적으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주관적 판단은 공유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가 인사검증 자료 전체를 비공개로 지정해 접근을 차단한 것은 지나쳤다고 판단한다.

학력·경력, 납세 등의 자료는 정부 전산시스템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만큼 비공개 지정에 따른 업무차질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땅 아파트 상가 등 공직 후보자가 보유한 부동산의 사진이나 임대차 계약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 ‘발품을 팔면 동일한 결과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정부 간 공유가 가능한 만큼 참여정부가 넘겨줬어야 했다는 것이다. 인사업무 경험이 있는 한 참모는 “검증은 10년 노력이 모아져도 늘 자료가 부족하다”며 “우리라도 다음 정부에는 어느 정도 자료를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MB 인사파일’의 퇴임 후 공유에 대해 청와대 참모들은 임기 말이 닥치기 전에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관적이다’ 싶은 판단자료는 참여정부가 그랬듯이 ‘장기간 비공개’ 형식으로 대통령기록관에 보관하되 나머지는 ‘국가인재 DB’에 넣어 다음 정부가 활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사검증 대상자가 서명한 검증동의서의 효력을 ‘그 대통령 재임 기간까지’로 국한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차기 정부와의 공유에 한계를 긋는 게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가령 D 씨가 올여름 신상자료 점검에 동의했더라도 그것은 ‘이명박 정부 국무위원’이 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지, 다음 정부도 자신의 개인자료를 봐도 좋다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동영상=인사검증 담당자 문책 및 박연차 수사 의문 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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