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당시 아프가니스탄 한국 지방재건팀(PRT) 본부가 들어설 용지의 모습. 이 사진은 본보 하태원 특파원이 국내 언론 사상 처음으로 한국 PRT 주둔 예정지를 방문해 촬영한 것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프가니스탄 한국 지방재건팀(PRT)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PRT의 공식활동 개시 16시간 전에 재건팀 본부 공사 현장 부근에 로켓추진총유탄(RPG)에서 발사된 포탄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공정이 30%에 불과한 PRT 공사현장에 대한 공격은 현지 적대세력의 경고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정부, 안전대책 마련에 부심
한국 PRT 본부가 설치될 차리카르 시 북쪽의 공사현장은 적대세력의 박격포 공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지대라는 게 그동안 정부의 평가였다. 한국 PRT 용지 동남쪽에 있는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는 이따금 박격포 공격이 있었지만 그나마도 바그람 기지의 남쪽에서 날아오는 포탄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PRT에 대한 공격은 적대세력이 일부러 근처에 와서 포탄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PRT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공격이 현실화되자 수차례 사전조사를 통해 안전을 장담했던 정부는 적지 않게 당황하는 모습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적대세력의 포격은 예상되던 사안의 하나였지만 공격 시기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공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공격은 탈레반을 포함한 적대세력들이 한국 PRT 움직임과 관련된 정보를 상당히 정확하게 알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한국 PRT 인력들은 공사가 마무리되기 전에는 15km 떨어진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58명에 이르는 별도의 한국인 건설관계자들은 앞으로도 공사현장에 머물 예정이다. 따라서 공사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는 11월까지는 바그람 기지와 PRT 본부 사이의 두 집 살림을 오가는 한국 인력에 대한 새로운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 현지 안전 강화대책
정부는 아프간 경찰 및 미군과의 협조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기지의 안전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월 중순에 시작된 PRT 기지 공사는 1일 현재 터파기와 주둔지 외곽 방호시설 설치 등 군사시설 공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PRT 기지 공사가 마무리되면 적대세력의 공격에 대한 대응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번 공격을 감안해 공사 마무리 전에 다각적인 추가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해저드(물웅덩이)와 철조망, 헤스코(모래주머니) 방벽 등 3중 방호시설을 설치한다는 기지 안전 강화대책 보강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PRT 주둔지 울타리에는 주간 감시 장비인 슈미트와 야간에 24km 바깥의 차량을 탐지할 수 있는 열상감시장비(TOD), 탐지거리 1km의 고성능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24시간 감시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적대세력의 활동을 탐지하고 식별하기 위해 고도 1.5km, 작전반경 10km로 체공시간이 60분인 초소형 무인항공기(UAV)도 배치해 적대세력의 공격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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