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8번째, 3개월만에 또… F-5機추락 조종사 2명 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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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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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된 전투기 강릉 앞바다서
軍, 기체결함 - 비행착각 조사
인근 주민들 “탕탕탕 충격음”

18일 강원 강릉 앞바다에 추락한 공군 F-5F(제공호) 전투기. 앞쪽이 조종사 2명이 탑승하는 F-5F이며 뒤쪽은 조종사 1명이 타는 F-5E 기종이다. 사진 제공 공군
18일 강원 강릉 앞바다에 추락한 공군 F-5F(제공호) 전투기. 앞쪽이 조종사 2명이 탑승하는 F-5F이며 뒤쪽은 조종사 1명이 타는 F-5E 기종이다. 사진 제공 공군
공군 F-5F 전투기(제공호)가 18일 오전 10시 33분경 강원 강릉에서 동쪽으로 약 1.8km 떨어진 동해상에 추락해 조종사 박정우 중령(42)과 정성웅 중위(28)가 순직했다. F-5 전투기의 추락은 2000년 이후 8번째로, 올해 3월에도 2대(1인승 F-5E, 2인승 F-5F)가 동시에 추락해 조종사 3명이 순직했다. 이날 추락한 사고기는 1984년 도입돼 26년 동안 9000여 시간 비행했다.

공군에 따르면 제18전투비행단 소속 F-5F 전투기는 이날 오전 9시 43분 강릉기지를 이륙해 태백 필승사격장에서 공대지 사격훈련을 마친 뒤 귀환하다가 착륙 직전 동해상에 추락했다. 사고 현장을 수색한 해경에 따르면 정 중위는 낙하산 줄에 몸이 감긴 채 물에 떠 있었고, 박 중령은 헬멧을 쓰고 낙하산을 메고 있었다. 시신은 강릉국군병원에 안치됐다.

사고 당시 인근 해역에는 안개가 끼어 있었지만 시계가 2.5km에 이르는 등 악천후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착륙 직전 ‘기체 결함’ 등 위기상황을 관제소에 알리는 비상 교신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해상 인근의 남항진 주민 일부가 “먼 거리에서 폭죽이 터지는 것처럼 ‘탕탕탕’ 하는 세 차례의 충격음이 들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군은 비행착각(vertigo)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에 착수했다.

사고 전투기는 제18전투비행단 105대대 소속으로 올해 3월 추락한 F-5 전투기 2대도 같은 부대 소속이었다. 105대대는 3월에 순직한 오충현 중령에 이어 이날 박 중령까지 대대장을 잇달아 사고로 잃는 불운을 당했다.

공군은 이날 ‘노후 기종인 탓에 부족한 부품을 다른 전투기에서 빼다 쓰는 돌려막기(동류전환·cannibalization)가 사고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핵심이 아닌 일반부품의 동류전환은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정을 지켰다면 정당한 정비활동”이라며 “해당 전투기가 규정을 정확히 지켰는지 엄정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F-5F 전투기는 1970년대 완제품을 도입하다 1983년 이후 국내에서 조립 생산해 왔다. 길이 14.4m, 높이 4m, 너비 8.13m이며 항속거리는 2863km, 전투 행동반경은 704km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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