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후보 24시 밀착 르포]<4>서울 시장-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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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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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부대에 깨끗한 일꾼을”
열세지역 구로구 세번째 찾아
“남은 이틀 25개區 릴레이 유세”

“첫 재선 서울시장”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6·2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30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앞을 찾아 시민들에게 모자를 벗어 흔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첫 재선 서울시장”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6·2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30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앞을 찾아 시민들에게 모자를 벗어 흔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30일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움직이는 곳엔 어김없이 ‘아줌마 부대’가 따라 붙었다. ‘카메라 세례’가 쏟아졌다. 같은 당 운동원들까지 그와 사진을 찍기 위해 ‘본연의 일’을 제쳐둘 정도였다. 성급하지만 당내에서 오 후보를 ‘수도권의 박근혜(전 대표)’라고 부르는 이유가 실감났다.

오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수도권 3개 광역단체장 후보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서울 구로구 동작구 성동구 강동구의 현장을 찾았다. ‘40대 젊은 시장’의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듯 자신의 이름과 기호(1번)가 적힌 야구 모자를 쓰고 하늘색 와이셔츠를 입었다. 막판 현장을 찾은 이 지역들은 대부분 경합 내지 열세 지역으로 분류된 곳. 특히 오 후보가 구로구를 찾은 것은 선거운동 기간 이번이 세 번째다.

첫 유세 현장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오 후보는 “일 잘하고 깨끗한 후보가 누구냐”라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의 캠프 관계자는 “4년 전 지방선거 때는 오 후보가 일방적으로 앞서서 긴장감이 떨어졌다”며 “이번에는 오 후보가 본인의 승리뿐 아니라 구청장, 시의원 선거 등에서도 자신이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오 후보는 동작구 노량진역으로 이동해 지난 4년간의 시정 성과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현장엔 정몽준 대표와 이상득 의원까지 총출동했다. 오 후보는 기자에게 “4년 전과 비교해 시민들의 의식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서울시장감으로 정치력이 뛰어난 인물보다는 ‘일꾼’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성동구 왕십리역 유세현장에선 오 후보의 부인으로 연극연출가인 송현옥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가 합류했다. 시민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두 사람은 늘 따로 유세현장을 다니는데 마침 동선이 겹쳤다고 한다. 공식 유세현장이 4곳에 불과한 30일은 선거운동 개시 이후 가장 여유로운 날이었다. 오 후보는 전날 하루에만 250km를 달리며 강행군을 했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31일과 6월 1일 이틀간 25개 자치구를 모두 순회하는 릴레이 유세를 계획하고 있어 체력 비축 차원에서 30일 일정은 좀 느슨히 짰다”고 귀띔했다. 실제 31일 일정을 보면 오전 6시 반부터 늦은 밤까지 30분에서 1시간 단위로 일정이 빽빽하게 짜여 있다. 판세는 다소 유리하다지만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다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기자가 “유세일정을 짜는 데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쓰느냐”고 묻자 오 후보는 “욕심쟁이가 많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한나라당의 각 자치구 후보가 오 후보가 지역구에 오면 골목길까지 끌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만큼 각 자치구 후보가 그의 대중적 인지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얘기다.

오 후보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단골 곰탕집을 찾아 점심식사를 했다. 그는 “4년 전엔 선거운동 기간에 8kg이 빠졌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틈나는 대로 챙겨먹어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웃었다. 선거운동이 끝나면 가장 먼저 한강에서 편안하게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도 내비쳤다.

그의 당면한 걱정거리가 궁금했다. 그는 곧바로 “교육감 선거”라고 말했다. 자신과 성향이 다른 교육감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가 역점을 둔 △사교육 △학교폭력 △준비물 없는 ‘3무(無) 학교’ 공약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시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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