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광역단체장후보 공약검증]<끝>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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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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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공교육 강화 1조 투자
한명숙, 무상보육-무상급식

오세훈―‘3無학교’ 실현
비용 적게 들어 현실적

한명숙―주거안전망 구축
사회복지 지향점 제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는 모두 교육, 보육, 일자리, 주택 등 복지 관련 공약을 최우선적으로 제시했다. 동아일보와 한국정치학회 매니페스토연구회는 27일 두 후보의 공약을 살펴본 결과 “두 후보의 공약 일부가 유사할 정도로 복지에 치중했다”고 평가했다. 고려대 행정학과 구교준 교수는 “서울은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개발이 큰 이슈가 아니어서 후보들은 시민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이슈가 복지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어느 후보가 차기 시장이 되든 앞으로 서울 시정에서 복지정책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오세훈

오 후보는 △공교육 강화에 1조 원 투자 △공공보육시설 확충 및 무상보육 확대 △일자리 100만 개 창출을 대표 공약으로 제시했다.

오 후보의 공약은 현직 시장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이미 추진 중인 기존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 특징이다. 고려대 구 교수는 “오 후보가 이번 선거의 공약에 대해 보수적이고 안전하게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금 펼쳐놓은 사업을 계속하면 정책적인 ‘실수’를 줄여 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의 공약이 민주당 한명숙 후보의 공약과 내용 면에서 유사한 부분이 많은 데 대해 한국정치학회 채진원 사무국장은 “오 후보가 공약을 정리하면서 야당의 주장과 정책도 상당 부분 수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오 후보는 공교육 강화의 최종적인 목표로 △사교육 △학교폭력 △준비물이 없는 ‘3무(無) 학교’를 만드는 것으로 잡았다. 특히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학교보안관제 도입, 폐쇄회로(CC)TV 설치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가상준 교수는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어서 착안이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 후보의 초중등학생 전면 무상급식 주장에 오 후보는 무상급식 대상을 소득 하위 30%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으로 맞대응했다.

또 오 후보는 무상보육을 내건 한 후보와는 달리 “2012년까지 소득 하위 70%(4인 가구 기준 월소득 436만 원 이하)까지 무상보육을 점진적으로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공약해 차별성을 보였다. 또 공공보육시설을 1000개 확충하고 24시간 보육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야당으로부터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받은 일자리 100만 개 창출 계획에 대해 오 후보는 “관광·컨벤션 사업, 디지털콘텐츠 사업, 디자인·패션산업 등 신성장동력사업을 육성하고 창업형 일자리와 중소기업육성자금 지원 등을 강화하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공약은 실현가능성에서 3개 대표 공약 중 가장 낮은 점수(5.6)를 받았다.

○ 한명숙

한 후보는 현재 서울시 사업비 예산에서 39%를 차지하는 교육·복지비를 임기 내에 52%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을 정도로 복지에 역점을 둔 공약을 내놨다. 그가 3대 공약으로 제시한 △서울아동기본복지 실현 △생활복지 일자리 10만 개 창출 △주거안전망 구축은 복지 분야 공약으로 분류됐다.

한 후보가 제시한 ‘서울아동기본복지’ 개념은 △무상보육 △친환경 무상급식 △초등학생 ‘돌봄형’ 방과후 교실 △아동양육수당 △0세아 무상의료를 묶은 것이다.

이 사업에 대규모 예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한 후보는 서울시가 진행하는 국가상징가로 조성사업(2470억 원), 한강뱃길 조성사업(1330억 원) 등 ‘전시행정 콘크리트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현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5.7점(10점 만점)으로 합치성(7.0)이나 비전(6.9)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신준섭 건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분배 성향이 강한 정책을 추진하려면 예산 마련만큼이나 사회적 합의 과정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고려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면서도 “한 후보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복지적 지향점을 제시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사회복지, 직업상담, 보육, 주거복지 등과 관련된 ‘생활복지 일자리’를 중심으로 1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이는 오 후보가 제시한 목표치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일자리 창출 목표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잡은 것은 민주당이 그동안 오 후보의 ‘100만 개 일자리’ 공약을 비현실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해온 것과 연관이 있다. 평가위원들은 이 공약의 실현가능성에 5.9점을 줬다.

한 후보는 주거안전망을 갖추기 위해 32만5000가구에 공공지원주택을 제공해 서울시민의 10%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 공약의 실현가능성 평가는 5.2점이었다. 고려대 구 교수는 “공약 자체가 약간 낯선 데다 전체 시민의 10%라는 목표치는 너무 높게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지상욱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지하화… 한강 복원
노회찬 돌봄교실 통해 ‘핀란드식 혁신학교’ 운영
석종현 장애인-노인-여성 등 일자리 20만개 창출


자유선진당 지상욱, 진보신당 노회찬, 미래연합 석종현 후보도 표밭을 누비고 있다.

지 후보는 한강과 남산의 복원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강의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해 자연의 모습을 살리고, 남산 안의 인공도로와 구조물을 철거해 숲이 살아있는 산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 후보는 또 서울시 예산 100억 원으로 ‘자립형 시민건강보험’을 마련해 저소득층의 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각 지역 주민자치센터에 보육 및 방과 후 교육을 담당할 ‘우리 아이 교육문화센터’를 424개 설치해 맞벌이 부부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영동고와 연세대 토목공학과, 일본 도쿄대(건축공학 박사)를 나와 자유선진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부인이 탤런트 심은하 씨다.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는 ‘핀란드형 혁신학교’ 공약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맞벌이 또는 저소득층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위한 200개의 ‘돌봄 교실’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돌봄 교실에선 간식과 저녁 식사를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 후보는 또 ‘고용안정기업우대제’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와 그 산하 공기업 등의 위탁사업 입찰 심사기준에 고용안정지수를 포함시켜 민간기업의 고용안정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17대 국회의원(민주노동당)을 거쳐 진보신당 대표를 맡고 있다.

미래연합 석종현 후보는 장애인, 청년, 노인, 여성 중심으로 2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기존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과 경쟁력강화본부에서 쓰이는 예산을 조정해 새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한강변을 순환하는 관광 및 실용형 모노레일을 건설해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 만드는 것도 그의 핵심 공약이다. 계성고와 중앙대 법정대, 독일 튀빙겐대(법학박사)를 졸업한 석 후보는 단국대 법대 학장,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미래연합 최고위원을 맡고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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