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한과 모든 관계 단절 선언

불가침 합의 파기-통신단절-영해·영공 통과금지개성공단 경협사무소 폐쇄, 南관계자 전원 추방조평통 ‘南제재 대응조치’ 발표탈북자 모임 “김정일, 전군에 전투태세 명령”

北어뢰 잔해 살펴보는 유엔사 ‘천안함 조사팀’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소속 천안함 침몰사건 ‘특별조사팀’ 단장인 로런스 웰스 미 공군 소장(왼쪽)과 조사팀 관계자가 25일 국방부를 방문해 천안함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어뢰 추진부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조사팀에는 미국 프랑스 등 11개국 요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5일 남한 당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이명박 대통령 임기 동안 당국간 대화와 접촉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평통은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남측의 조치와 관련한 담화를 통해 “이제부터 북남 관계 전면 폐쇄, 북남 불가침합의 전면 파기, 북남 협력사업 전면 철폐의 단호한 행동조치에 들어간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날 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평통은 △판문점 적십자 연락대표의 사업 완전 중지 △남북간 모든 통신 연결 단절 △개성공업지구 내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철폐 및 남측 관계자 전원 추방 △남측의 대북심리전에 대한 전면적인 반격 개시 △남한 선박과 항공기의 영해, 영공 통과 전면 금지 △남북관계의 모든 문제를 전시법에 따라 처리 등을 1단계 조치로 열거했다.

조평통은 24일 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3개 부처 장관의 합동기자회견에 대해 “우리와 끝까지 대결하여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을 공식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우리는 부득불 내외에 선포한 대로 단호한 징벌 조치로 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군사논평원의 글을 통해 “만약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 공화국에 정치적이든, 군사적이든, 경제적이든 그 어떤 사소한 도발 움직임이라도 보인다면 우리는 즉시 정의의 섬멸전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북한은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가 있었던 20일 오후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전군에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했다고 탈북자단체가 25일 전했다.

탈북자 모임인 NK지식인연대는 북한 내 통신원들을 인용해 “20일 오후 7시경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3방송’에 나와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김 위원장이 전군, 인민보안부, 국가보위부, 노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에 만반의 전투태세에 돌입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3방송은 평양 등지의 가정에 스피커로 전달되는 유선 라디오방송이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