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 강조 MB, 일부정책 궤도 수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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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도는 쌀
“소비진작만 할 게 아니라 농지 10% 매입 생산 줄여라”

항공우주산업
“선진국 앞서있는 산업에 역량 집중하는 게 맞는지”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과천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비공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쌀이 남아돈다고 소비 촉진만 할 게 아니라 (정부가) 농지를 10% 매입해 생산을 줄이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 “선진국이 앞서 있는 항공우주산업에 우리가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6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9일 재정전략회의에서 쌀값 안정을 위해 국가가 농지를 사들여 쌀 공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지금까지 농림수산식품부의 쌀값 안정책이 소비를 늘리는 데 초점을 둬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문제에 근본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또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에게 “농촌 평균 연령이 얼마냐”고 질문한 뒤 장 장관이 대답하지 못하자 “내가 알기로는 51세다. 농촌의 노인 일자리 대책에 신경 써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항공우주산업을 선호하는 사람에겐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다”며 “선진국이 하는 분야라고 따라 하기보다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 선진국보다 앞설 수 있는 분야를 골라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항공 분야에선 민관이 상당한 규모의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 중이고 우주 분야에선 다음 달 9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의 2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항공우주산업 지원의 문제점을 부각했다기보다는 한정된 재원의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산업 지원의 큰 틀이 바뀌진 않겠지만 전략산업별 세부지원 방안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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