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현정은 애태우기?…평양에 불러놓고 함흥 시찰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3일째인 12일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 회장은 이날 오후까지 평양에 머무른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김 위원장을 만났다는 단서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대극장에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당 중앙위원회 최태복 김기남 비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 북한의 당-군-정 최고위급 간부들과 함께 연극 ‘네온등 밑의 초병’ 공연을 관람했다고 이날 오후 보도했다. 이에 앞서 매체들은 이날 새벽에도 김 위원장이 함흥에 있는 김정숙해군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은 통상 김 위원장의 동선을 숨기기 위해 실제 활동 날짜를 보도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현재 함흥에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미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이 타는 ‘1호 열차’가 11일 함흥에 있었던 사실까지는 파악했으나 열차가 12일 평양으로 돌아왔는지,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여기자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와 달리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지연되는 이유 및 북한의 의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들은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평양이나 함흥, 제3의 장소 등에서 13일 오전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 회장은 일정대로라면 13일 돌아올 예정이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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