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이 함경남도의 김정숙해군대학을 시찰하고, 함흥대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했다는 소식을 북한 언론이 12일 잇달아 보도하자 “김 위원장과 현 회장이 13일에는 만나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기도 했다. 현대아산의 협력업체 등 대북(對北) 사업을 하는 다른 기업들도 현 회장의 방북 결과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 긴장 속 촉각 곤두세운 현대아산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11일에 이어 12일에도 개성을 방문하지 않았다. 조 사장은 현 회장의 귀경 이전에는 방북하지 않고, 귀경 날짜에 맞춰 개성 남북출입사무소로 가 현 회장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 직원들은 전날에 이어 12일에도 오후 늦게까지 사무실을 지키면서 북한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현대그룹 임원진이 방북해 북측 고위층과 면담을 하더라도 세부 일정을 미리 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북측의 통보를 기다리는 일이 많았다”며 “현 회장과 관련해서 언제 어떤 통보가 날아올지 몰라 기다렸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의 일부 직원은 대북 사업 관련 문건을 내부적으로 다시 점검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회사 측은 “억류된 A 씨가 현 회장과 함께 귀환할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 사장도 임직원들에게 “현안 돌파와 생존을 위해 정신 바짝 차리고 준비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관광사업 다시 시작되나” 기대도
일단 현대아산은 대북 사업 재개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A 씨 석방뿐 아니라 관광사업 재개라는 성과를 얻어올 경우 1개월 안에 관광사업을 정상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금강산 현지 시설은 당장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잘 정비된 상태”라고 밝혔다.
현대아산 협력사들도 “현 회장이 ‘선물’을 들고 오지 않겠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금강산 관광지구에 진출한 29개 회사 모임인 ‘금강산발전협의회’ 안교식 회장은 “현 회장의 방북이 남북 경협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며 “협력사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만간 금강산 관광 재개 승인이 나더라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금강산 관광의 중단 이유가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이었던 만큼 관광객 모집이 기대만큼 원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