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운 후계내정’ 中통보 절차 밟나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0분


北, 대북제재 결의 규탄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규탄 평양시 군중대회’에 참가한 북한 군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북한군 박재경 대장은 이날 연설에서 핵무기를 방어용은 물론 공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로이터 연합뉴스
北, 대북제재 결의 규탄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규탄 평양시 군중대회’에 참가한 북한 군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북한군 박재경 대장은 이날 연설에서 핵무기를 방어용은 물론 공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운 10일 극비 방중… 5월말 장성택-13일 김영춘 中방문… 說 說 說

日아사히-中소식통 전해, 北-中 비밀접촉 여부 촉각

中 “아는바 없다” 일단 부인

북한 고위 인사의 방중설이 잇따르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운(26)이 이달 초 중국을 방문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런 보도는 정운의 후계자 지명설, 북한의 2차 핵실험 등 굵직한 북한 관련 뉴스들과 맞물리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 “정운, 후진타오와 회담 가져”

일본 아사히신문은 정운이 10일경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극비리에 방문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고위 소식통과 베이징(北京)의 북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운이 중국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처음으로 회담했으며,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사실을 직접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그 사실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과 정보기관 관계자들 상당수는 정운의 방중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베이징의 다른 소식통은 북한의 사실상 2인자로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지난달 28∼29일 허베이(河北) 성 친황다오(秦皇島)의 중·고위층 여름 휴양지 베이다허(北戴河)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장 부장은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강화된 국방위원회 위원에 포함된 데다 정운 후계 작업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이어서 후계 체제에 대한 설명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13일에는 김 위원장의 핵심 측근이자 국방위 부위원장인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극비리에 베이징을 방문했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16일 전했다. 이날 서우두 공항 귀빈실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특수부대 요원들이 삼엄한 경비를 폈으며, 최진수 주중 북한대사가 영접을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의 방중 목적에 대해서는 73세 고령으로 신병 치료차 왔을 수도 있으나 김 위원장의 특사 임무를 띠었다는 분석도 있다.

○ 中 “대북제재 결의 충실히 이행”

북 고위 인사의 방중설은 핵실험 제재 국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2차 핵실험 후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에는 찬성하면서도 적극적인 제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양측 간 접촉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중국은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선박에 대한 검색을 포함한 유엔 대북 제재안을 이행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선박 검색에 관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74호에 명확한 규정이 있다”면서 “중국은 다른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안보리의 관련 결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북한 핵실험 이후 양국 간에 갈등이 불거지면서 마지막 보호막인 중국의 배신을 막기 위해, 또는 정운의 후계체제를 공고히 할 목적으로 북한 고위층이 비밀리에 방중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부 통제에 강한 중국과 북한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들의 방중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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