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불바다 발언 김정일이 좋아해”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57분


탈북 안보전략硏 연구원

“1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서울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50km 안팎에 있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아마 김정일 국방위원장(사진)의 칭찬을 들었을 겁니다. 1994년 ‘불바다 발언’ 때처럼 말이죠.”

북한 노동당에서 일하다 2004년 귀순한 장철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은 20일 이같이 말하며 귀순 전 들은 일화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1994년 3월 남북실무대표회담을 위해 서울에 온 박영수 단장이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하고 북한으로 돌아오자 당시 김일성 주석은 그를 호되게 질책했다. 김 주석은 “내가 김영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것을 알면서 어떻게 그런 발언을 하느냐”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비서였던 김 위원장은 나중에 그를 다시 불러 “당신 말 한번 잘했다. 당신처럼 호기가 있는 일꾼이 있어야 한다”며 금제 손목시계를 선물하고 그를 당 통일전선부 정책실 과장에 임명했다. 당시 김 부자는 남북정상회담으로 상징되는 남한과의 북한판 ‘화해협력 정책’을 놓고 심한 갈등을 빚었으며 이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김 주석이 사망하게 됐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왔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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