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민회의 3가지 초점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9일 03시 10분



1.김정일, 로켓 타고 체제 유지? 후계자 정치 입문?
2 조직개편 있을까
오극렬-장성택 ‘전진’수뇌부 일부 교체될듯
3 정책변화 있을까
‘선군’ 공식화 10년, 새 구호 내놓을수도


북한의 역대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에서는 향후 북한사회의 변화를 예고하는 정책 결정과 인적 개편이 이뤄지곤 했다. 따라서 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에선 어떤 중대 결정이 나올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어떤 변화를 선택하기보다 현상유지의 기조 속에서 3기를 맞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의 안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헌법 개정과 후계구도 가시화=북한이 1972년과 1998년처럼 헌법을 제정 또는 개정할 것인지는 후계구도 문제와 관련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북한 내에서 이를 위한 사전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 고위급 출신 탈북자는 “헌법이 바뀐다는 것은 새로운 국가체계가 시작되는 것으로 과거의 경우 내부적으로 상당한 사전 준비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후계문제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이를 공론화한 공간은 최고인민회의가 아닌 노동당이었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김 위원장은 아버지의 권력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쟁취한 것”이라며 “권력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 위원장은 당분간 변화보다는 현상유지를 하면서 내부 단속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아들 중 한 명이 정치에 입문(入門)할 가능성은 있다.
북한군, 창 난간에서 부동자세 경계8일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북한 병사가 부동자세로 남측을 주시하고 있다. 로켓 발사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북한은 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를 열고 ‘김정일 체제’를 다시 한 번 견고하게 다지겠다는 태세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북한군, 창 난간에서 부동자세 경계
8일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북한 병사가 부동자세로 남측을 주시하고 있다. 로켓 발사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북한은 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를 열고 ‘김정일 체제’를 다시 한 번 견고하게 다지겠다는 태세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국방위원회 조직 확대 및 인사=헌법 수정이 필요 없는 범위에서 권력기관의 개편과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당을 제외한 국가기관 중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를 상설화하거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권력을 상징적, 실질적으로 강화할 카드다. 그러나 국방위원 다수가 당 군사위원회와 인민무력부 등 상설기구의 요직을 겸하는 상황에서 굳이 국방위를 상설화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요직 인사 중 국방위 수뇌부의 일부 교체는 확실해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건강이 나쁜 조명록 제1부위원장이 유임될지가 관심거리”라며 “경질될 경우 이용무 또는 오극렬 부위원장의 승진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나 군부 출신 신세대 인사가 위원에 진출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혁명 1, 2세대’가 유지되느냐, 아니면 ‘혁명 3, 4세대’로의 세대교체냐가 관건이지만 현재로서는 전자에 무게가 주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규모 인사가 있었던 내각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새로운 슬로건과 경제정책 나오나=북한이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로 설정한 2012년을 겨냥한 정책 슬로건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 교수는 “1998년 ‘선군정치’가 공식화된 것처럼 2012년을 겨냥한 새로운 국가전략의 구호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 ‘광명성 2호’ 발사의 선전효과를 최대로 활용하며 경제 분야에서 1970년대식 천리마 대고조의 슬로건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석호 기자·북한학 박사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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