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광주 찾은 민주당, 시민들 쓴소리에 머쓱

  • 입력 2009년 1월 18일 20시 50분


“해머농성 하라고 표 준것 아니다”

민주당이 18일 '전통적 텃밭'인 광주에서 'MB(이명박 대통령) 악법 저지 결의대회'를 가졌다. 15일 대전 결의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이날 오후 장외집회에는 정세균 대표, 원혜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한 현역 의원 20여 명과 당원 300여 명이 참석했다. '광야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등 운동권 가요가 흘러나왔고, 'MB악법 저지'란 문구를 적은 대형 풍선도 띄워졌다.

그러나 강추위와 비 때문인지 일반 시민은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 분위기였다. 오히려 시민들은 올해 초 국회에서 해머 등을 동원해 농성을 벌인 민주당에 쓴 소리를 했다.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모(50) 씨는 "이 대통령이 무더기로 법안을 밀어붙이니까 민주당이 시위를 하는 것 같은데, 해머 등을 들고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라고 선거에서 표를 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모(45·고교 영어교사) 씨도 "이 대통령이 그다지 잘하는 것이 없지만 그렇다고 민주당도 잘 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허달용 민생민주광주전남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전 광주 MBC에서 가진 정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많은 사람이 '이 정권이 나쁘지만 한나라당에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민주당이 열심히 하지 않으면 광주 시민도 등을 돌릴 것이다. '제2의 자민련'이 되지 않으려면 배지 뗀다는 생각으로 싸우라"고 고언을 했다.

광주=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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