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민 “개성공단 폐쇄 김정일 결정, DJ 대북특사반대”

  • 입력 2008년 12월 1일 14시 20분


장성민.[동아일보 자료사진]
장성민.[동아일보 자료사진]
국민의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대표는 1일 “개성공단의 폐쇄 방침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장성민 대표는 이날 MBN의 시사프로그램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북측은 개성공단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미 결정을 내려 놓고 있다"며 북측이 정해진 방침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근거에 대해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6일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대표 단장인 김영철 중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해 ‘1단계 사업이 느린데 2단계 사업은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고 남측에서 ‘잘 좀 해달라’고 당부 말을 건네자, ‘이미 방침은 정해졌는데 더 이상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고 즉답했다”는 내용을 들었다.

그는 “북측은 단순히 자신들이 생각했던 계획과 절차, 타이밍만 맞춰 가면서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의미”라며 “여기서 이미 방침이 정해졌다는 것은 개성공단에 대한 폐쇄 방침이 정해졌다는 중대한 조치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영철 단장은 국방위원회 정책실장”이라며 “국방위원회는 북한의 최고 통치자인 김정일 위원장의 직속기구다. 이는 소위 남측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북측은 김 위원장의 결심대로 간다는 통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해 즉각 폐쇄가 아닌 제한적인 조치를 취하는 배경에 대해 “개성공단을 열 때 ‘계약일로부터 50년간 기업 활동을 보장 한다’는 계약 사항이 있다”며 “일방적으로 폐쇄할 경우 사업 중단에 따른 모든 비용과 책임을 북측정부가 부담해야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한적 폐쇄조치는 모든 책임을 남측정부에 떠넘기기 위해서 내린 일종의 사업 전술”이라며 “또한 향후 외자유치에도 매우 부정적인 선례를 남기기 때문에 폐쇄의 수순을 단계적으로 밟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대북 특사론과 관련해 “지금은 대북 특사 파견할 분위기가 아니다”라면서 “그리고 특사는 핵심측근이 가야지 정적이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특사를 보내면 남북관계에 새로운 불화의 씨앗만 더욱 키워서 남북관계가 더욱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사를 파견할 시점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북미간의 핵협상과 핵문제 해결에 대한 절차적 무드가 무르익어 갈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특사는 대통령 측근을 내세워 대통령의 생각과 의중을 특명정권대사의 자격으로 갖고 가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 너무 남북문제를 정치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전망에 대해 “현 정부가 무시 전략을 취한다면 북측은 더욱 강도 높은 대남긴장조성을 통해 남한의 경제 분위기를 악화시켜 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대북 주도권을 남한이 미국이나 중국에게 빼앗기지 않고 가져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소 유연한 접근방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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