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군]북미-남미 순방 13일 일정 ‘빡빡’… 이유는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경제가 어려워서”

“최대한 일정을 단축하라.”

외교통상부는 14일 출국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해외 일정을 짜면서 이 같은 청와대의 지침에 맞추느라 진땀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14∼16일 미국 워싱턴의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브라질 방문을 거쳐 22, 23일 남미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한다.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는 물리적 시간과 시차를 고려할 때 가고 오는 데만 나흘이 걸린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의 APEC 회의 참석 때 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과 함께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칠레를 방문하는 일정을 마련했다고 한다. 한때 여성 대통령이 선출된 아르헨티나와 남미 초입의 콜롬비아 방문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 초 G20 참석이라는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정부 관계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필요한 모든 일정을 소화하려면 2주 넘게 해외에 체류해야 하지만 경제위기 등 국내 상황이 심각한 때에 대통령이 장기적으로 해외에 체류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일단 G20만 다녀온 뒤 다시 APEC 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대통령 특별기가 한 번 뜨고 내리는 데 드는 엄청난 유류비와 인력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2주일 이내에 모든 일정을 마친다는 ‘데드라인’이 정해졌고, 정부는 칠레 정부에 “국내 사정상 부득이하게 방문을 취소하게 됐다”는 정중한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외교가에서는 이 대통령의 빡빡한 해외순방 일정에 대해 ‘고난의 행군’이라는 농담 섞인 평도 나온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