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안도’ 선진 ‘수성’ 민주 ‘침통’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3시 03분


29일 자치단체장 보궐선거가 실시된 울산 울주군의 군민체육관에서 개표 종사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울주=연합뉴스
29일 자치단체장 보궐선거가 실시된 울산 울주군의 군민체육관에서 개표 종사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울주=연합뉴스
■10·29재·보선 이변은 없었다

《10·29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당초 예상과 비슷한 결과를 거뒀다. 반면 무소속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울산 울주군수 선거에선 신장열 한나라당 후보가 이겼지만 개표 초반엔 무소속의 서진기 후보에게 뒤졌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초조해하다가 신 후보가 밤늦게 역전에 성공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선거는 선거 초반부터 영남 한나라당, 충청 자유선진당, 호남 민주당이라는 지역분할 구도로 전개됐다. 선거 결과 또한 이 같은 지역 구도를 반영했지만 무소속이 의외로 선전해 한나라당은 정국 운영에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텃밭인 경북 구미 광역의원 선거에서 패배하는 등 고전에도 불구하고 울주와 광역의원 3곳 중 2곳, 열세가 예상됐던 인천 기초의원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6·4 재·보선 참패에 따른 충격에서는 일단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당내에서는 정부가 심각한 경제위기로 지지도가 바닥을 면치 못한 상황에서 이번 선거가 치러졌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선전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유권자들이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여당의 노력에 신뢰를 보내준 것으로 본다”며 “정기국회에서 감세와 규제 완화를 위한 개혁 입법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선진당은 한나라당의 추격을 뿌리치고 당초 목표대로 연기군수, 연기·홍성 기초의원 선거 등 3곳을 석권해 충청권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는 평가다. 한나라당은 선거 기간 내내 충청권에서 한 곳이라도 이겨야 한다며 지도부가 연일 번갈아 지원 유세를 가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반면 민주당은 무투표 당선된 전북 임실 기초의원 선거를 제외하면 후보를 낸 충남 연기(기초단체장·기초의원), 인천 남구와 전남 여수(기초의원) 등 4곳의 선거구에서 전패했다.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당 관계자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뜨는 등 침통한 분위기였다.

당 관계자들은 특히 텃밭인 전남 여수에서 민주노동당 김상일 후보가 당선되자 “재·보선 결과를 한나라당의 패배 또는 지역주의 결과라고 치부하기도 어렵게 됐다”면서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민노당은 전남 여수에서의 승리로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박승흡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유권자들이 호남의 절대 강자인 민주당 대신 민노당을 선택한 것은 보수정치판에서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33.8%의 이날 투표율은 올해 6·4 재·보선(23.3%) 때보다 10.5%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2000년 이후 치러진 15번의 재·보선 중 투표율 30%를 넘긴 경우는 6번이지만 이 가운데 4번은 국회의원 재·보선이 포함된 경우였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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