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오리쌀 靑에 선물… 盧측 “호칭 의전상 착오”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3시 03분


보내는 분

16대 대통령 노무현 권양숙

받는 분

이명박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저(私邸)가 있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재배해 올해 처음 수확한 ‘노무현표 봉하오리쌀’을 청와대에 선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노 전 대통령 내외의 이름으로 보낸 ‘오리쌀’ 3kg(1kg들이 3개)이 어제(28일) 오후 청와대로 배달됐다”면서 “사전 예고 없이 도착해 놀랐으나 내부 절차를 거쳐 접수했다”고 말했다.

이 쌀은 노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 친환경 쌀 작목반이 이른바 ‘오리농법’으로 올해 재배해 수확한 것.

하지만 배달된 쌀의 겉포장에 ‘보내는 분’으로는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권양숙’이라고 적혀 있었으나 받는 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이명박 님’이라고 표기돼 있었다. 청와대 한 참모는 “이해하기 어려운 의전상 실수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적절한 예우는 아니다”며 떨떠름한 표정을 보였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최근 국가기록물 무단 유출과 참여정부 시절 감사원의 쌀 소득보전 직불금 감사 은폐 의혹으로 신·구 권력 간 갈등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고의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수군거림도 나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께서 퇴임 후 보람 있는 일을 하며 예우를 받겠다는 희망을 피력한 바 있는 만큼 ‘좋은 뜻’으로 보낸 것으로 알겠다”며 공식적인 문제제기는 자제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은 “원래 호칭을 제대로 넣어서 보내려고 준비했는데 비서진이 택배회사에 명단을 보낼 때 실수로 호칭을 뺐다”며 “의전상 착오가 있었다”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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