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이 北 자극?

  • 입력 2008년 8월 27일 02시 56분


美와 신경전 벌이고 있는데

후진타오, 비핵화촉구 성명

적지않은 압박감 작용한 듯

북한이 26일 돌연 핵 불능화 조치 중단 방침을 선언한 배경 중 하나로 정부 일각에서는 한중 정상회담을 꼽고 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 해제와 이를 위한 핵 검증 의무 이행을 놓고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혈맹으로 통했던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2단계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에 합의해 적지 않은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6자회담 틀 내에서의 협의와 협력을 강화하여 조기에 2단계 조치의 전면적이고 균형 있는 이행을 촉진한다”고 합의했다.

후 주석은 또 회담에서 “남북이 대화를 회복하고 화해 협력을 해나가길 바라며 중국도 그 과정에서 ‘건설적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이른바 ‘통미봉남’ 정책은 이제 통하지 않는 만큼 6자회담의 진전에 충실히 협력하라는 후 주석의 대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6자회담 참가국에 비핵화 작업 중단 의사를 14일부터 전했다는 것은 결국 전면적인 공개 시점만 노리고 있었다는 의미”라며 “북한으로서는 예상외의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본 뒤 ‘더는 밀릴 수 없다’는 심정으로 회담 다음 날 전격적으로 이를 공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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