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KBS사장 인사 개입 논란

  • 입력 2008년 8월 23일 03시 12분


민주 “시대착오적 행태” 비난… 靑 “사장 인선 논의 없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정정길 대통령실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유재천 KBS 이사장이 KBS 사장 인선이 진행되는 시기에 전직 KBS 출신 인사들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의 KBS 사장 인사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측의 설명에 따르면 정 실장 등은 17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김은구 전 KBS 이사, 최동호 전 KBS 부사장, 박흥수 전 KBS 이사 등을 만났다는 것.

이 대변인은 22일 이와 관련해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KBS 인선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당시 모임은 KBS의 공영성 회복과 방만 경영 해소라는 과제를 놓고 언론계 경험이 풍부하고 KBS 내부 사정에 밝은 원로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모임은 KBS 운영과 개혁 방향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취지에서 최 방통위원장이 유 이사장에게 제안해 이뤄졌다”면서 “정 실장은 원래 참석할 계획이 없었는데 저의 권유로 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청와대의 KBS 사장 인사 개입설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강원 원주시 강원도중소기업센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방통위의 직접 개입이 드러난 것으로 기가 찰 노릇”이라며 “청와대는 국민을 무시하는 시대착오적 행태를 그만두고 통합방송법의 취지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KBS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김은구 사우회장이 (25일 이사회에서) 사장 후보로 임명 제청될 경우 총파업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참석자들의 발언 내용을 볼 때 KBS 차기 사장 문제를 밀실에서 결정해 낙하산 사장을 내려 보내겠다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낙하산 김 사우회장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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