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일부 지자체장 발언 상궤 넘어”

  • 입력 2008년 8월 21일 02시 50분


‘대통령-당에 막말’ 김문수-이완구 지사 겨냥한 듯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의 발언이 상궤(常軌·일정한 격식이나 형식)를 넘는다는 지적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20일 당 최고위원들과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 말이다.

박 대표의 발언은 송광호 최고위원이 “일부 단체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비판하는데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었다.

박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당내에서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완구 충남지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곧바로 나왔다.

김 지사는 최근 정부가 ‘선(先) 지역발전, 후(後) 수도권 규제 합리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지역발전 정책을 발표한 후 ‘배은망덕한 행위’ ‘정신 나간 짓’ ‘국가를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극한 용어를 써 가며 반발해 왔다.

이 지사는 5일 박 대표 등 당직자들이 민생투어를 위해 충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충남 홀대론’을 거론하면서 박순자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였다. 당내에서는 이들이 장기적으로 대권에 욕심을 두고 있으며 지지율이 내려가 있는 정부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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