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7월 3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60년 헌정사에 7월 4일을 넘겨 국회의장을 선출한 적이 없다”며 “민주당이 개원 조건으로 요구한 것을 모두 들어줬는데도 등원을 하지 않는다면 헌정 중단을 막기 위해 한나라당과 무소속 의원만으로 4일 국회의장을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4일 오후 2시에 본회의 소집을 요청해 놓았다.
홍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10일 등원’을 논의한 것과 관련해 “10일에라도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내용을 문서로 보내온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국회의장을 선출할 것”이라며 “야당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4일 개원 또는 의장 선출’을 전제로 한 여야 합의는 모두 무효가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홍 원내대표의 ‘합의 무효’ 발언에 대해 “야당과 국민을 협박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자유선진당도 박선영 대변인을 통해 “홍 원내대표가 아직도 공안검사인 것으로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것이 곧 개원이며 단독 개원은 반쪽 국회, 반쪽 국회의장을 선출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5공화국을 넘어 유신독재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민주당은 ‘촛불시위 과정에서 민주당 안민석 강기정 의원이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등원은 어렵다는 태도다. 조 원내대변인은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폭행으로 국회의 위상을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무슨 낯으로 단독 국회를 개원하겠다는 것이냐”며 “한나라당은 본회의 개최요구서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등원 조건으로 기존 요구에 △강경 진압 및 의원 폭행 전경부대의 해산과 책임자 문책 △어청수 경찰청장, 한진희 서울경찰청장 파면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가 “10일 이후 등원하자”고 한 것에 대해서도 “등원은 우리 판단에 맡겨 달라. 선진당의 제안은 제안으로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홍 원내대표는 “개원 시기는 법에 정해진 것으로 여야 간의 협상 대상이 아니며 헌법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국회의장만 선출하는 것을 단독 국회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