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분계선 차단’ 등 압박 나설 듯

  • 입력 2008년 4월 4일 03시 00분


북한이 3일 남한의 남북 불가침 합의 준수 의지를 ‘한갓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언급한 ‘군사적 대응조치’의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 당국은 남북대화 전면 중단 선언, 군사분계선(MDL) 통행 차단, 추가 무력시위 등 북한이 다각적인 ‘긴장 고조 전술’을 펼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 남북대화 및 접촉 중단 강행할 듯=국방부는 북한이 이른 시일 내 군 인사를 비롯한 남측 당국자들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전면 차단하고 모든 남북대화의 중단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이 이날 전화통지문에서 “부득불 천명한 대로 군사적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지난달 29일 남측에 보낸 1차 전화통지문에서 이미 언급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김태영 합참의장의 핵공격 대책 발언이 ‘선제공격 폭언’이라고 주장하며 ‘남측이 사과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군인들을 포함한 남측 당국자들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전면 차단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관련 보도에서 “남조선 군 당국은 모든 북남대화와 접촉이 중지되고 통행차단 조치가 취해지게 된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남북대화 중단을 통한 대남 압박에 나설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북한이 ‘MDL 차단’에 나설 경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 분야별 남북 당국자의 방북이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 군부 등 강경세력이 추가 무력시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본격적인 꽃게잡이철을 맞아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 도발하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남한의 실력 대응을 유도해 국지적 충돌로 확산될 수 있는 NLL 해상 일대의 무력시위 가능성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방부, ‘북한에 말려들지 않을 것’=군 당국은 북한의 ‘긴장고조 전술’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비방과 비난에 일일이 대응할 경우 ‘남한 새 정부 길들이기’라는 북한의 의도에 휘말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 국방부가 관련 부처 협의를 거쳐 더는 북한에 답신 통지문을 보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대남 비방전과 긴장 고조를 통해 남측의 책임론을 부각시켜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가 있어 ‘무시 전략’으로 방침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3일 “북한이 공격할 경우 우리(한미 양국)는 신속하고 결정적으로 이를 격퇴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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