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기획설? 세상 모르는 소리”

청와대는 14일 ‘친박’(親朴·친박근혜 전 대표) 계열의 공천 탈락 의원들이 영남지역의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에 대해 ‘청와대 기획설’ 등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는 데 대해 공식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달래기를 할 것도, 할 수도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틀째 “공천문제에 관한 한 청와대는 노 코멘트”라고 되풀이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김무성 의원이 탈당 회견에서 ‘청와대 밀지설’을 언급한 데 대해 “거기(친박 진영)는 10명 잘렸다면, 여기(이명박 대통령 계열)는 12명이 낙천됐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 기획설은 얼토당토 않은 얘기”라며 “요새 당이 청와대 한마디에 움직일 수 있는 세상이냐”고 되물었다.

청와대 측은 공천심사위원회가 ‘친박’ 진영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을 ‘부패 관련’ 벌금형 문제로 낙천대상으로 분류한 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친이’ 쪽에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등에 대해 또 다른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물갈이 폭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박 전 대표 측에 대한 ‘설득’은 때도 아니고 현재로선 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보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개혁공천을 하라는 국민여론대로, 언론이 하라는 대로 한 것이다”며 “각료 인선 파동으로 우리가 다소 몰리는 점이 있었지만 이제 달라질 것이다. 여기서 박 전 대표 측을 달래기 위해 청와대가 공천심사위 결정을 뒤집고자 한다면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권의 또다른 관계자는 “서울 강남벨트 공천 문제도 당에서 고민해서 할 것으로 본다”면서 “영남과 같은 시각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변화의 바람을 타야 한다는 게 공심위의 생각이자 국민 요구”라고 덧붙였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영상 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