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한나라 “견제보다 경제 선택을”

  • 입력 2008년 3월 10일 02시 59분


한나라당이 절박하다.

4·9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4년 내내 여소야대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이는 곧 이명박 정권의 실패까지 몰고올 가능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수행을 뒷받침하려면 ‘힘 있는 여당’이 필수적이다. ‘경제살리기’를 위한 규제 완화와 일자리 창출 등 대다수 국정 과제는 제도개혁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160∼170석’ 확보를 목표로 삼아 왔다.

그러나 당의 선거통들은 “지금 상황에서 잘하면 150석은 넘길 수 있고, 공천 후유증 등 악재가 커지면 과반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각(組閣) 후유증이 여론의 악화를 부르고, 전에 없던 계파 정치가 개혁공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우선 3명의 장관 후보자 사퇴를 불러온 새 정부 초기 인사 파동이 표심 향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친이명박’과 ‘친박근혜’로 나뉜 계파 안배 공천의 후유증이다. 이번 주 중반 마무리될 서울과 영남지역 공천 결과가 당내에 갈등을 초래하거나, 나아가 여론에 부정적 파장을 일으킬 경우 고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게 당직자들의 우려다.

일각에선 “유가 상승과 세계 경기의 침체 조짐 등 경제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야당의 ‘거대 여당 견제론’보다는 ‘국정 안정론’이 유권자에게 먹힐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관건은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이다. 이명박 대통령 탄생의 일등공신인 이 지역은 전체 지역구 245석 가운데 111석이 걸려 있다.

한 당직자는 “수도권에서 60석을 넘기면 과반수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영남권 60석, 충청+강원 10석 안팎을 합쳐 지역구 130석, 비례대표 30석 정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 38석(서울 16, 인천 4, 경기 18석)밖에 없다.

안상수(경기 의왕-과천) 원내대표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인물로 영남 지역에서 개혁 공천을 하고 수도권에 산재한 각종 규제 완화를 겨냥한 구체적 해법으로 국민에게 호소하면 과반 의석이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60석+a’ 시나리오는 영남권 공천 물갈이에 따른 내분을 최소화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충청, 영남권 지원 사격에 나서는 걸 전제로 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의 탈당 또는 무소속 출마, 제3 정당 합류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나라당은 17일경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및 상황실을 발족하고 △전략기획단 △홍보기획단 △정책단 △조직직능단 △유세지원단 등 5개 지원단을 출범한다. 또 선대위원장 산하에 ‘민생경제특위’를 둬 경제 분야 공약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총선 캐치프레이즈는 ‘견제가 아니라 경제입니다’ ‘실천하는 힘, 한나라당’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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